영화 천문 - 오늘부터 저 별이 니 별이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 - 리뷰

by 봉봉주세용

知音(알 지, 소리 음). 소리를 안다라는 뜻. 진정으로 자신을 알아주는 친구를 지음이라고 한다. 남녀, 나이를 떠나 자신을 알아주는 이가 있다는 건 축복이다. 영화 천문에서 세종과 장영실은 말 그대로 지음. 비록 임금과 노비라는 출신의 벽이 있지만 그들에게는 허들이 되지 못한다.

조선왕조 역사에서 가장 강력한 왕권을 확립한 세종이지만 조정을 마음대로 운영하지 못한다. 역설적으로 가장 강력한 왕권이었기에 장영실 같은 이를 등용하여 활용할 수 있었고 훈민정음도 반포할 수 있었던 것.

역사에 기록된 장영실에 대한 짧은 기록을 바탕으로 마음껏 상상력을 가미한 영화. 그 상상력이 너무나 로맨틱했고, 한편으로는 지극히 현실적이어서 소름이 돋았다. 한석규의 깊고 절제된 세종 연기는 큰 울림을 줬고, 앞으로 나는 '세종대왕 = 한석규'로 기억할 것 같다.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만나 기뻐하는 최민식의 연기를 보며 장영실이 짧지만 행복한 삶이 아니었을까 유추해 본다. 그리고 인상 깊었던 신구와 허준호의 노련하고 멋들어진 연기.

세종과 장영실이 밖에 나란히 누워 별을 보는 장면이 있다. 장영실은 세종에게 가장 빛나는 북극성이 세종의 별이라고 하고 자신은 천출이라 죽어서도 별이 될 수 없다고 한다. 세종은 그런 장영실에게 북극성 옆에 있는 작은 별을 가리키며 말한다. "오늘부터 저 별이 니 별이다."



큰 기대없이 본 천문. 영화를 보고 나오며 깜짝 선물을 크게 받은 느낌이 들었다. 깊은 감동과 울림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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