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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스마트폰

책 읽기 편

by 봉봉주세용

어릴 적 공상과학 만화에 미래를 예측한 내용이 나왔었다. 그 만화에 날아다니는 자동차와 손에 들고 다니는 전화기가 있었던 게 기억난다.


비행기처럼 날 수 있는 자동차가 있다는 얘기는 들었다. 하지만 아직 현실에서 날아다니는 자동차를 볼 수는 없다. 대신 무인 자동차의 상용화가 얼마 남지 않았고 드론은 택배 배달을 준비하고 있다. 손에 들고 다니는 전화기는 한참 전에 현실이 되었다. 그 전화기로 전화뿐 아니라 음악을 들을 수도 있고 음식을 시킬 수도 있고 쇼핑을 할 수도 있다.


손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휴대용 컴퓨터 이상의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5,000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 2018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인구가 5,180만명 점을 고려하면 1인 1스마트폰 시대인 것이다. 이제 스마트폰이 없으면 일상 생활을 하는데도 불편을 겪는다.


주말 아침에 스마트폰 알림이 잠을 깨워준다.
일어나서 스마트폰으로 날씨를 확인한다.
샤워를 하며 외출 준비를 할 때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틀어 둔다.
영화를 보기 위해 스마트폰에 있는 영화관 어플로 영화를 예매한다.
자동차를 타고 이동할 때 스마트폰에 있는 내비게이션을 이용한다.
극장에서 스마트폰에 있는 할인쿠폰을 이용해 팝콘과 음료를 산다.
영화를 볼 때는 잠시 꺼 두지만 혹시 연락이 올 지 몰라 불안하다.
영화가 끝나면 스마트폰을 켜서 연락이 온 곳이 없는지 확인한다.
점심을 먹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맛집을 검색한다.
맛집으로 이동할 때 스마트폰에 있는 지도를 이용한다.
밥을 먹기 전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다.
밥을 먹고 커피숍에서 스마트폰으로 커피를 주문한다.
커피숍에서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기사를 읽는다.
집에서 저녁에 스마트폰으로 야식을 시킨다.
친구에게 잘 자라고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를 보낸다.
자기 전 스마트폰으로 알람을 설정해 둔다.


스마트폰이 없었을 때는 도대체 어떻게 생활했던 것일까.


회사 다닐 때 업무 특성 상 전화, 문자, 카톡이 많이 왔다. 새벽, 저녁, 주말 가리지 않고 연락이 왔다. 거기에 수 많은 단체 카톡 방이 있었고 카톡방에서는 끊임없이 알림음이 울렸다. 알림을을 꺼 두려고 해도 중요한 업무 공지를 놓칠 수 있어 꺼 둘 수도 없었다. 단체 카톡 방은 거래처, 협력사, 지역별, 팀, 본부, 프로젝트 모임 등이 있었다.


회사 관련된 단체 카톡 방만 해도 10개가 넘었고 개인적인 단체 카톡 방까지 하면 그 수는 더 많아졌다. 거기에 네이버 밴드, 카페 등을 만들어 실시간으로 업무 공유가 이뤄졌다. 회사 메일 역시 스마트폰으로 연동이 되어 실시간으로 메일이 올 때 마다 알람이 울리고 확인을 해야 한다. 퇴근 후는 물론 주말에도 지속적으로 업무 현황이 공유된다.


편리한 세상이다.


지금은 주말에 스마트폰을 꺼 두려고 한다. 불편할 때도 있지만 가끔은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외출을 하기도 한다. 매일 손에 쥐고 있던 스마트폰이 없으니 허전하고 심심하기도 하지만 그런 상태로 시간이 조금 흐르면 또 금방 익숙해진다. 식당에 들어가면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는 대신 식당 안을 둘러볼 수 있다.


사람들이 어떤 음식을 먹는지, 식당 분위기는 어떤 지, 음식은 어떻게 나오는지 등. 밥이 나오면 음식 맛에 집중할 수 있고 함께 자리에 있는 사람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즐겁게 식사를 한다. 스마트폰을 보는 대신 앞에 있는 사람 얼굴을 보고 주위를 둘러보고 음식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지만 가끔 공허할 때가 있다.


디지털 시대가 주는 편리함의 반대 급부일 것이다. 때로는 아날로그 적인 감성이 그리워진다. 스마트폰이 없던 그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다.


하지만 한번씩 스마트폰을 끄고 생활해 보자. 조금은 더 여유로워진 일상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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