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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주세용 Jan 17. 2020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가 될까?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
- 영화 부당거래, 류승범 대사

나이를 먹을수록 공감하게 되는 말. 영화속에서는 류승범이 갑의 입장에서 호의를 베푼다는 뜻으로 해석되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을의 입장에서 호의를 어쩔 수 없이 제공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약자가 어쩔 수 없이 강자에게 호의를 제공하는데 그걸 받는 사람은 당연히 받아야 할 권리로 알고 계속 요구하게 되는 것.

호의를 받으며 그걸 감사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걸 당연한 권리로 받아들인다. 심지어 권리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당연한 것처럼 요구하는 사람도 있다.

그걸 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당사자가 직접 얘기하는 것이다. 자신의 임무가 아님에도 추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얘기하는 것. 쉽지 않겠지만 끊을 때는 끊어줘야 한다. 그래야 길게 갈 수 있다.



오래 전 회사에서 나이 지긋한 부장님이 갓 입사한 신입사원에게 호통을 치고 있는 것을 봤다. 평소 점잖은 분이시기에 왜 그러나 싶어 들어보니 신입사원에게 거래선에 전화해서 이슈를 해결하라는 것이었다. 어떤 이슈인지도 모르는 것을 신입사원이 어떻게 거래선에 전화해서 해결한단 말인가.

화를 내시던 분께 물었다. 그건 부장님이 직접 해결해야 맞지 않겠냐고. 그랬더니 그 분은 이렇게 답했다.
"이런 건 원래 밑에서 알아서 했어."

음. 그 분은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그렇게 회사 생활을 했던 것이다. 누군가 자신의 일을 해 주는 것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라고 생각하면서.

#부당거래 #권리 #호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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