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택시를 타면 기사님께 단골 기사식당을 물어본다. 대부분 이름 대신 위치로 알려 주시는데 내가 아는 곳은 속으로 역시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모르는 곳은 메모를 해 뒀다가 나중에 찾아가 본다.
서울에 있는 기사식당의 위치는 외곽이거나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곳에 위치해 있다. 대신 거리에 차를 세워도 단속이 되지 않는 그런 위치. 메인은 역시 돼지불백이고 그 외에는 회덮밥, 알탕, 동태탕 등이 있다. 가격은 최근에 올라서 불백이 8천원, 나머지는 7천원 이하로 형성되어 있다.
반찬은 대부분 셀프, 밥은 무한리필, 자리는 합석이 기본. 다른 건 다 괜찮은데 한가지 불편한 것은 밥을 먹을 때 틀어두는 tv채널이 항상 극단적인 종편 채널이라는 것. 한번은 손님이 별로 없을 때 살짝 채널을 돌렸는데 주인 할머니에게 걸려서 다시 원상복귀. 마음은 조금 불편하지만 괜찮다. 불백은 맛있고 입은 즐거우니까.
나는 기사식당에서 점심 먹는 것을 좋아한다. 80% 이상은 돼지불백을 먹고 아주 가끔 알탕이나 다른 메뉴를 먹는다. 질리면 다른 동네에 있는 기사식당을 찾아가면 되고.
사람이 바글바글한 기사식당에서 싱싱한 상추에 따뜻한 돼지불백을 올리고(밥도 조금) 통마늘과 쌈장을 얹어 쌈을 싸 먹으면? tv에서 소개하는 특급 맛집보다 못할 게 없다.
#돼지불백 #쌈 #기사식당 #택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