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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주세용 Jan 25. 2020

외삼촌 병문안

명절을 앞두고 사촌동생과 올해 80세가 되신 외삼촌 병문안을 다녀왔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가벼운 치매 증상이었는데 지금은 아예 사람을 못 알아본다. 내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늘 함께 하셨던 외삼촌. 젊은 시절 중동에서 일하셨던 외삼촌은 누구보다 거대하고 멋진 사나이, 그리고 내 마음속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병실에 누워 멍하게 티브이 화면을 보는 외삼촌을 보며 여러 감정이 올라와서 먹먹했다. 여전히 따뜻한 외삼촌의 손을 한참동안 잡고 있다가 나가려고 하는데 외삼촌이 나를 보며 이름을 불렀다. "어진이 왔구나." 외삼촌 눈은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너무나 감사한 순간.



병원을 나서며 외숙모에게 말했다. 외삼촌이 건강 회복하면 다 함께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고. 외숙모는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그걸 누구보다 바라는 것이 외숙모라는 걸.

#명절 #설연휴 #외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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