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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주세용 Mar 11. 2020

양념게장을 못 먹는 날도 있는 것이니

동네에 단골 삼겹살 집이 있다. 나이 많은 주인 아주머니는 항상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서 얘기 하시는데 고기를 구울  조금 일찍 뒤집으려고 하면 재빨리 다가와서 단호하게 말한다. “아직!”. 그리고 때가 되면 친절하게 얘기한다. “이제 뒤집으세용~”

바쁠 때는 물을 알아서 갖고 가라고 정수기에 적혀 있는데 동네 단골들은 물과  정도는 알아서 꺼내간다. 알아서 척척 갖다 주는 다른 식당에 비해 불편하기는 하지만 마음은 편하고 즐겁게 고기를 먹을  있다. 고기의 맛도 일품이지만 주인 아주머니가 툭툭 던지는 반말과 참견 때문일까. 왠지 집밥을 먹는  같은 기분.

고기가 나오기 전에 반찬으로 양념게장이 나오는데 왠만한 반찬 가게에서 파는  보다 훨씬 맛이 있다. 그날은 이상하게 양념게장이 나오지 않았다. 주인 아주머니께 물어보니  우리 앞에서 양념게장이 떨어졌다고 한다. 서운했지만 소주 한잔으로 아쉬움을 달랠  밖에. 양념게장이 떨어지는 그런 날도 있는 것이니까.



양념게장이 떨어지는 날도 있는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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