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단골 삼겹살 집이 있다. 나이 많은 주인 아주머니는 항상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서 얘기 하시는데 고기를 구울 때 조금 일찍 뒤집으려고 하면 재빨리 다가와서 단호하게 말한다. “아직!”. 그리고 때가 되면 친절하게 얘기한다. “이제 뒤집으세용~”
바쁠 때는 물을 알아서 갖고 가라고 정수기에 적혀 있는데 동네 단골들은 물과 술 정도는 알아서 꺼내간다. 알아서 척척 갖다 주는 다른 식당에 비해 불편하기는 하지만 마음은 편하고 즐겁게 고기를 먹을 수 있다. 고기의 맛도 일품이지만 주인 아주머니가 툭툭 던지는 반말과 참견 때문일까. 왠지 집밥을 먹는 것 같은 기분.
고기가 나오기 전에 반찬으로 양념게장이 나오는데 왠만한 반찬 가게에서 파는 것 보다 훨씬 맛이 있다. 그날은 이상하게 양념게장이 나오지 않았다. 주인 아주머니께 물어보니 딱 우리 앞에서 양념게장이 떨어졌다고 한다. 서운했지만 소주 한잔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 밖에. 양념게장이 떨어지는 그런 날도 있는 것이니까.
양념게장이 떨어지는 날도 있는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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