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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따릉이 자전거

자전거 편

by 봉봉주세용

한 번씩 다이어트를 할 때가 있다. 마음껏 먹는 생활을 하다가 몸이 무거워지고 무릎에 무리가 가는 느낌이 들면 다이어트에 돌입한다. 다이어트 기간에는 달리기를 하고 먹는 양을 줄이는데 빵, 우유, 인스턴트 음식을 먹지 않고 저녁 식사도 간단하게 한다. 그렇게 한 달 정도 하면 3-4킬로그램이 줄어든다.


다이어트 기간에는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자려고 누우면 먹고 싶은 것이 둥둥 떠다니며 잠을 방해한다. 그때 가장 먹고 싶은 건 떡볶이다. 매콤한 떡볶이 국물에 두툼한 떡과 어묵, 이게 참 먹고 싶다. 평소에 떡볶이를 좋아하는 것은 아닌데 이상하게 다이어트를 할 때는 가장 먹고 싶다. 이 얘기를 동료에게 했더니 숨겨진 떡볶이 맛집을 소개해 주겠다고 했다.


우리는 자칭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떡볶이집이라는 아차산역 근처의 분식집에 떡볶이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떡볶이를 먹기로 한 날 나는 차를 타고 이동했는데 근처에 주차할 곳이 없어 빙빙 돌다가 겨우 주차를 하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 그런데 같이 먹기로 한 동료는 유유히 자전거를 타고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자전거를 어디에 세워둘 것인지 물어보니 공공 자전거라 가까운 자전거 정류장에 반납하면 된다고 했다. 자전거를 어린이대공원 안쪽에 있는 거치대에 반납하고 우리는 떡볶이를 먹으러 갔다. 그때 “따릉이”를 처음 알게 되었다.


알고 보니 집 주위에도 따릉이 정류장이 있었다. 핸드폰에 앱을 설치하고 회원 가입만 하면 이용할 수 있는 간단한 시스템. 따릉이를 알게 된 그 날부터 나는 따릉이 마니아가 되었다. 한번은 금요일 저녁에 퇴근 후 친구들과 이태원에서 만나기로 했다. 차가 막히는 시간이라 고민하다가 따릉이를 타고 가보기로 했다.


따릉이를 대여해서 한강 자전거 길을 통해 약속장소까지 갔는데 예상보다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따릉이를 반납하고 친구들을 만났는데 마음이 편했다. 돌아올 때는 따릉이를 빌려서 이태원에서 강남역까지 천천히 시내를 구경하며 이동했다. 강남역에 따릉이를 반납하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즐거웠다.


지금도 퇴근 후에 한 번씩 따릉이를 탄다. 따릉이를 타고 시내를 구경하기도 하고 집까지 가기도 한다. 약속이 있으면 따릉이를 타고 약속 장소 근처까지 가서 반납한다. 차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 빠른 경우도 있고 무엇보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선선하고 날씨가 좋은 날. 퇴근길에 따릉이를 타 보면 어떨까?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자전거가 나갑니다 따르르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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