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편
자전거를 타고 여의도까지 가는 경우에는 마포대교로 한강을 건넌다. 마포대교는 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촬영 장소이기도 한데 마포대교를 건널 때 황금빛의 63빌딩이 보인다.
예전에 후배가 마포대교를 건너다가 중간에 자전거를 세워 두고 찍은 사진을 보여줬는데 그게 좋아 보였다.
그 후 자전거를 탈 때 여의도에서 한강을 건너야 하면 왠만하면 마포대교로 건너서 간다. 다른 다리로 건널 때 와는 달리 마포대교로 건너갈 때는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한강에는 차가 다니는 대교가 27개, 기차와 지하철이 지나가는 철교가 4개, 이렇게 총 31개의 다리가 있다. 마포대교는 한강에 4번째로 설치된 다리인데 길이가 1400미터이며 왕복 10차선이다. 1
970년 서울대교라는 이름으로 개통이 되었지만 1984년 서울대교에서 마포대교로 이름을 바꿨다. 이 후 교통량이 늘면서 그 옆에 원효대교를 세웠는데 이것이 여의도 발전의 계기가 되었다. 마포대교 북단에는 마포역이, 남쪽으로는 여의도가 있다.
마포대교는 한강 다리 중 투신 자살률 1위 다리라고 한다. 여의도에 금융회사가 몰려 있는데 돈이 도는 곳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얼마 전에도 마포대교에서 자살 시도를 하는 여자가 있었는데 지나가는 외국인과 시민이 힘을 합쳐 구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자살시도 1위 다리라는 오명 때문에 마포대교에는 자살 방지를 위한 감시카메라나 센서, 생명의 전화가 잘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자살 방지 문구라고 해서 다리를 지나다 보면 이런 저런 글귀가 써져 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쥐는? 너 쥐”
“암 것도 아니여 고민같은거, 나이 들어봐 이그”
“수영 잘해요?”
이 외에도 다양한 문구가 써져 있고 다리 중간에는 힘들어 하는 사람을 위로하는 형상의 ‘한번만 더 동상’이 설치되어 있다. 나쁜 생각을 하고 다리에 온 사람의 마음을 돌리려고 많은 사람이 고민해서 글귀를 쓰고 조형물을 설치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극단적인 마음을 먹고 다리에 간 사람에게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투신을 하려고 다리에 가는 사람은 누군가에게 뭔가를 얘기하고 싶어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사람이 그리운 것이다.
나는 마포대교가 이렇게 바뀌면 어떨까 생각한다.
다리를 건널 때 휑한 느낌이 아니라
따뜻한 느낌이 나는 다리
이쪽에서 저쪽으로 이동하는 수단만이 아니라
그냥 걷고 싶은 다리
멀리서 봤을 때만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게 아니라
걷는 사람이 위로 받는 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