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글이 쓰고 싶어졌다. 아무런 이유없이. 그래서 시작한 글쓰기. 우선은 내 머릿속에 있는 것을 쏟아내 보자는 생각으로 에세이를 썼다. 초고는 2주만에 완성되었다. 다시 2주간의 퇴고를 거쳐 출판사에 투고했다. 다음 날 한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고 그날 대표님을 만났다. 원고의 분량이 많아 2권으로 나눠야 한다고 했다. 에세이와 자기계발서로.
미팅 후 대표님과 출판사 근처에서 점심을 먹으며, 현재 출판 시장의 상황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책을 출간한다는 것이 얼마나 리스크가 있는 것인지, 책을 판다는 게 얼마나 힘든 것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내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고 꽤 두툼한 원고를 쓴 나에게 그냥 그런 얘기를 해 주고 싶었다고 했다. 고마웠다.
그 원고는 결국 1년 후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퇴근이 답, 북오션) 그 사이에 나는 3편의 소설을 더 썼다. 출간되지 않았지만 소설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힘든 작업인지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왜 소설가의 평균 수명이 짧은 지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책을 출간하고 느낀 것은 글을 쓰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그 후의 일이라는 점이다.
글쓰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 후에 책을 출간하기 까지의 과정, 그리고 책이 서점 매대에 올려졌을 때 어떻게 독자의 손에 갈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사람들이 모르면 그대로 묻힌다. 극히 일부분의 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하는 이유는 뭘까. 글쎄. 나도 답을 모른다. 그렇게 되어졌다고 해야 할까.
곧 2번째 책이 나온다.
운명이라고 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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