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호기심이 많았고 배우는 걸 좋아했다. 그래서 이런 저런 활동을 해봤다. 헬스, 걷기, 달리기, 맨몸운동, 등산, 수영, 프리다이빙, 스쿠버다이빙, 책 읽기, 영화보기, 색소폰, 음주, 커피, 자전거, 테니스, 살사댄스, 골프, 글쓰기 등.
어떤 것은 평생의 취미가 되었고 어떤 것은 잠시 발만 담갔다가 뺐고 어떤 것은 배웠다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수준이다. 그 중에서 어떤 활동이 가장 깊은 즐거움을 줬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글쓰기를 꼽는다. 글쓰기를 하다 보면 그 어떤 활동보다 깊은 몰입의 경험을 할 수 있다.
제대로 빠져들면 글을 쓸 때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른다. 노트북의 배터리가 깜박이고 경고음을 낼 때 정신이 든다. 그제야 주위를 둘러보면 여기가 어디였지 하는 낯선 느낌. 머리는 뜨겁고 눈은 침침하다. 하지만 뭔가를 쏟아냈다는 느낌과 거기에서 오는 뿌듯함은 그 어떤 희열과도 비교할 수 없다.
글쓰기를 왜 하느냐고 묻는다면. 논리적으로 명확한 대답은 할 수 없다. 그냥 쓰고 싶어서, 쓸 수 밖에 없어서 라고 할 수 밖에. 지금 이 순간, 뭔가를 하고 싶다면. 아니, 아무 것도 하기 싫고 답답하다면. 그냥 뭔가를 써 보라고 권하고 싶다. 수첩에 끄적끄적, 핸드폰 메모장에, 혹은 컴퓨터에.
글을 쓰면 인생이 바뀌냐고?
그건 분명히 답할 수 있다.
변하는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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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머리속에 담고 있는 것을 쏟아내고 좀 더 가벼운 하루를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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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 #즐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