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편
세 번째 코치님 역시 고등학교 때까지 선수 생활을 했던 분이다. 세 번째 코치님의 레슨 방식은 그동안 받아왔던 방식과 달랐다. 세 번째 코치님은 두 명, 세 명씩 묶어서 레슨을 했는데 코치님이 공을 던져주면 그걸 받아서 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친공을 다른 사람이 받도록 했다. 그렇게 돌아가며 공을 치고받으며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연습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은 편을 나눠서 복식 게임을 했다. 한창 겨울일 때는 공이 얼어 코트에서 튀지 않는다. 그럴 때는 레슨 시간보다 조금 일찍 테니스장에 도착해서 난로에 공을 녹여 두고 코트에 쌓인 눈을 치우고 테니스를 시작했다. 너무 추운 날에는 장갑을 두 겹 끼고 그 위에 라켓과 손을 연결하는 천으로 둘러야 라켓을 잡을 수 있었다. 그렇게 해도 금방 손이 시려져 입으로 후후 불면서 테니스를 쳤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렇게까지 하면서 테니스를 했을까 싶은데 그때는 퇴근 후 테니스를 치러 가는 길이 그렇게 설레고 즐거울 수 없었다.
네 번째 코치님께는 일주일에 두번 퇴근 후 산 중턱에 있는 테니스장에서 레슨을 받았다. 스텝과 발리를 강조했는데 시합할 때 결정적인 포인트는 포핸드보다 발리에서 나온다고 했다. 테니스 레슨이 있는 날에는 하루 종일 설레었다. 코트까지 가려면 꼬불꼬불한 좁은 길을 올라가야 했지만, 그 정도는 문제없었다.
가끔 주말에 보강을 했는데 레슨이 끝나면 어르신들이 그 코트에서 복식 시합을 했다. 항상 같은 멤버끼리 테니스를 치는 것 같았는데 경기 수준이 높아 그분들이 게임하는 모습을 한참 동안 구경했다. 나중에 티브이로 테니스 시합 중계방송을 보는데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알고 보니 그때 테니스를 치던 어르신 중 한 분이 유명한 공중파 해설위원이었다.
레슨만 받다가 어느 정도 게임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코치님 소개로 테니스 동호회에 가입했다. 초보자 위주의 동호회였는데 일주일에 한번 퇴근 후 저녁 시간에 모임이 있었다. 또래의 젊은 친구들과 테니스를 치는 것은 레슨을 받을 때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동호회 사람들은 테니스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각별해서 모임에 갈 때마다 자극을 받았고 재미있게 테니스를 칠 수 있었다.
동호회 활동은 1년 동안 했는데 다양한 분들과 만날 수 있었고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동호회 코트 계약이 끝나며 멀리 있는 코트로 동호회 메인 코트를 옮길 때 자연스럽게 동호회 활동을 중지하고 잠시 테니스 라켓을 내려놓았다.
아직도 볼을 칠 때의 손맛이 생생하다. 힘을 빼고 정확하게 공을 맞혔을 때 느낄 수 있는 그 손맛. 다시 라켓을 잡게 되면 그때는 더 깊고 즐겁게 테니스에 빠져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