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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의 행복

by 봉봉주세용

1년 전 당근마켓에 올린 물건을 사겠다는 연락이 왔다. 올린 것 조차 잊어버리고 있었기에 신기하면서도 반가웠다. 한번도 쓰지 않은 새 제품이었기에 가격 네고는 없었다. 짧은 티카타카를 거쳐 만날 장소와 시간 협의. 그 후로도 약속을 잊지 않았는지 채팅으로 확인하는 상대편. 초짜가 아니다.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하지만 걱정하지마라 당근은 중고거래 일 뿐이니까.’ 드디어 약속시간. 약속된 장소에 분홍 모자를 쓴 구매자가 보인다. 조심스럽게 접선을 시도한다.

“혹시 당근?”
“네, 당근.”

상대방은 물건을 확인하고 살짝 미소 짓는다. 그리고 신속하게 지갑에서 1만원을 한 장 꺼내 건네준다. 쿨 거래 완료.



만원의 행복.


#당근 #당근마켓 #중고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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