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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ADI 오픈워터 코스

스쿠버다이빙 편

by 봉봉주세용

어릴 때 부터 스쿠버다이빙를 해 보고 싶었다. 바다 속에 들어가 물고기를 보고 물속의 신비함도 느껴보고 싶었다. 프리다이빙을 하며 바다 속에 들어가는 경험은 했다. 하지만 프리다이빙은 본인의 숨으로만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물 속에 오래 있지 못한다. 물속에 좀 더 오래 머무르며 바다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스쿠버다이빙을 시작하게 되었다.


세부에 있는 아이러브 세부다이버스에서 스쿠버다이빙을 시작했다. PADI 전문 스쿠버 샵인데 강사님이 실력이 좋아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 대만, 일본 등에서도 다이빙을 배우기 위해 수강생이 몰렸다.


첫째날 오전에는 이론 수업을 받고 오후에는 바다에 들어갔다. 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고 공기통을 매고 샵 앞에 있는 콘티끼 바다로 입수했다. 프리다이빙을 할 때는 물안에서 숨을 내쉬면 안되는데 스쿠버를 할 때는 계속 숨을 쉬어줘야 한다.


호흡기를 입에 물고 천천히 그리고 깊게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뿜었다. BCD의 공기 양을 조절하여 부력을 맞추고 천천히 물속에서 앞으로 나아갔다. 깊은 수심으로 들어가기 전 5미터 수심에서 다양한 스쿠버 기술을 배우고 익혔다.


나는 물속에서 마스크를 벗고 다시 쓰는 게 어려웠다. 마스크를 벗고 눈을 뜨면 바닷물이 눈에 바로 닿게 되어 따가웠다. 그 순간을 참고 마스크를 쓰면서 천천히 코로 공기를 내뿜으면 자연스럽게 마스크를 쓸 수 있게 된다. 처음에는 잘 되지 않고 호흡하는 것도 힘들어서 물 위로 올라갈 뻔했다.


하지만 계속 반복해서 연습하다 보니 물 속에서 눈을 뜨는 것이 익숙해졌고 마스크를 벗고 쓰는 것도 할 만했다. 깊은 물에 들어갔을 때 피치 못할 상황으로 마스크가 벗겨지거나 마스크 안으로 물이 들어갈 수 있다. 그때 마스크를 벗고 쓰는 기술이 숙달되어 있지 않으면 당황해서 물 위로 급상승할 수 있다.


스쿠버다이빙을 할 때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기술 중 하나가 마스크 벗고 쓰기인 것이다.


마스크 벗고 쓰기 외에도 호버링, 수신호, 보조호흡기 사용법 등을 반복 숙달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스쿠버다이빙을 할 준비가 된 것이다.




둘째날에는 바로 바다로 들어가서 전 날 배운 기술들을 복습하고 깊은 바다로 나아갔다. 전기현 강사님을 따라 천천히 이동했는데 바다 안에 물고기가 가득 차 있었다. 이름 모를 형형색색의 조그마한 물고기부터 1미터가 넘는 큰 물고기도 있었다.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았다.


꽤 깊이 내려갔구나 싶어 다이빙 컴퓨터를 보니 12미터 수심까지 내려와 있었다. 눈 밑으로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 깊은 바다이고 옆에 보이는 바다 절벽을 따라 온갖 산호초들이 자리잡고 있다. 위를 보니 햇살이 바다를 비추고 있는데 그 빛이 바다를 뚫고 레이저처럼 내려왔다.


그 사이에는 다른 스쿠버다이빙 팀들이 다이빙을 하고 있었다. 그들이 호흡을 하며 내뿜는 공기 방울이 물속에서 커지며 올라가고 있었다. 물속에서 유영하며 천천히 공기를 들이쉬고 내뱉었다. 고요한 바다속에 오직 내 호흡 소리만 들렸다.


나는 한 마리의 물고기가 된 것 같았다.


무중력 상태에서 유영하듯 자유롭게 이동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순간 은빛 물결의 정어리 떼가 눈앞에 나타났다. 셀 수 없이 많은 정어리가 각을 맞춰 정확하게 이동했다. 좌로, 우로, 위로, 아래로, 그리고 순식간에 사라졌다. 내가 정말 정어리 떼를 본 것인지 꿈을 꾼 것인지 구분이 안 됐다.


공기통에 남아있는 공기를 확인하고 방향을 돌렸다. 5미터 수심으로 돌아와 3분간 안전정지를 하고 출수했다. 꿈에서 깨어 다시 현실의 세계로 돌아온 것이다. 그날 두번의 바다 속 여행을 더 하고 PADI 오픈워터 코스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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