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도둑 빨간고기

by 봉봉주세용

낡은 간판의 포차. 우연히 발견한 그곳은 직감적으로 맛집일 것 같았다. 여러 메뉴가 있었지만, 벽에 매직으로 대충 써 붙여진 '낀따로찜(술도둑)'에 눈길이 갔다. 사장님께 낀따로찜이 뭐냐고 여쭤봤는데 사장님은 다른 테이블에 술을 갖다주며 부산 억양으로 "빨강고기!"라고 한마디하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빨간고기! 빨간고기? 빨간고기라… 도대체 뭘까. 어떤 고기길래 술도둑이라고 써 뒀을까. 더 물어보고 싶었지만 단호한 사장님의 대답에 더 묻지 못하고 그냥 낀따로찜을 주문했다. 빨간고기는 돼지고기로 만든 음식이 아닐까 예상하며. 한참 후 나온 빨간고기는 생선이었다.

낯설지 않은 빨간고기의 맛. 어릴 적 자주 먹던 눈이 튀어나온 생선 볼락의 맛이었다. 양념도 기가 막히게 되어 있어 술이 술술 넘어갔다. 한가해졌을 때 사장님과 잠시 얘기를 나눴는데 빨간고기라고 하면 당연히 손님들도 알 것이라 생각한 것 같다. (경상도에서 쓰는 용어인 듯) 어쨌든 빨간고기는 확실한 술도둑이었다.




술도둑을 만난 날.
빨간고기 저만 몰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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