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자동차가 살짝 긁히는 사고가 났고 오늘 수리가 완료된 차를 돌려 받았다. 렌트카 회사에서는 차를 가져다 줬고 대차해 준 차를 회수해 갔다. 상대방 과실 100% 였지만 신경쓸 게 많았다.
사과를 하지 않고 담배만 피던 그 사람. 사고를 낸 사람에게 왜 화를 내지 않았느냐는 댓글이 많았다. 신입 사원 때 한번씩 선배들에게 크게 혼이 났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내가 생각해도 혼날 짓을 했다.
그런 날이면 밤에 꼭 술을 사줬다. 그리고 했던 말.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이다.” 그때는 입을 삐쭉 내밀고 말같은 소리를 하라고 했지만(속으로) 지금은 애정이 있었기에 화를 냈다는 걸 알고 있다.
화를 낸다는 건 상대방의 행동이 바뀌기를 원하기에 나오는 무의식에서 나온다. 물론 그냥 열이 받아서 성질을 내기도 하지만. 내 차가 긁혔다는 걸 알았지만 화가 나지 않았던 건 전혀 미안해 하지 않는 그 사람의 태도 덕분이었다.
화를 내봤자 나만 손해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았기 때문. 오늘 차를 돌려 받았는데 조수석에 수리 가격 영수증이 놓여 있었다. 수리 비용은 67만원. 그렇게 살짝 부딪혔는데 이 가격이라니.
거기에다 대차 비용까지 하면? 물론 내가 내는 건 아니지만 좀 심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하지만 곧 고개를 젓고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점점 무덤덤 해지는 게 좋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화를 내지 않는 이유를 물으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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