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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은 가고 빛이 오다

by 봉봉주세용

하기 싫은 것 중에서 탑 쓰리 안에 드는 것이 전등 교체이다. 형광등을 갈아 끼우는 건 그나마 낫지만 그 옆에 있는 안정기를 교체하는 것은 안할 수 있다면 안하고 싶다. 하지만 어쨌든 그걸 하지 않으면 어둠 속에서 지내야 한다.

몇 주전 작은 방 전등이 나갔다. 곧이어 현관에 있는 센서등이 켜지지 않았다. 거실에 있는 전등 4개 중 하나가 나간 건 언제부터 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리고 얼마 전 드디어 안방에 있는 전등 2개 중 하나가 꺼졌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형광등이 나갔는지, 안정기가 나간 건지 모르기 때문에 둘 다 잔뜩 구매를 했다. 차단기를 내리고 하나씩 갈기 시작했다. 다행히 안정기가 나간 건 1개 뿐. 나머지는 형광등만 교체했는데 불이 들어왔다. 다시 밝아진 집을 보니 내 마음도 밝아지는 것 같았다. 막상 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닌데.





어둠 속에서 생활하는 것도 오늘로 끝.


#전등 #교체 #완료 #어둠은가고 #빛이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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