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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주세용 Jul 04. 2021

주말 출근

한달에 3-4번은 주말에 출근하던 때가 있었다. 단위가  숫자를 맞춰야 하는 정교한 작업. 평일에는 진행할  없다. 한번 시작하면 끝을 내야 하는데 다른 일이 치고 들어오면 모든 것이 꼬이기 때문이다.  포지션에 있던 선배들 역시 주말에 홀로 출근해 골방에서 숫자를 맞추곤 했다.

시간이 흘러 자연스럽게  차례가 되었고, 나도 그렇게 주말에 홀로 나와 일을 했다. 누구도 대신    없는 . 그렇기에 맑은 정신으로 집중하는  중요했다. 주말 출근을 하면 1층에서 출입부에 이름을 적어야 했는데 항상 보던 이름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적혀 있었다.

다른 부서였고, 말도 거의 해보지 않았지만 묘한 전우애가 느껴졌다. 층은 다르지만  말고 누군가도 어두컴컴한 사무실에서 주말에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나중에 들어보니  분들도  이름을 보면서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근처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사무실로 올라가서 마무리. 정기적으로 그러다 보니 카페 직원들도  얼굴을 알게 되었다. ‘주말에 출근하는 사람으로. 한번은 커피 뚜껑에 네임펜으로 글이 써져 있었다.

내용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글을 보고 잠시 마음이 따뜻해졌다. 아마 문장 마지막에 조그맣게 그려진 하트 때문은 아니었을지. (확실하지 않다. 어쩌면 꿈이었을 수도) 그런 시간이 있었다. 빡빡했지만 나름 뿌듯했던 주말.


라떼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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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짧은글 #투썸 #롱블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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