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클린 플래너. 이걸 알고 있다면 아마도 2002년 월드컵 때 공식적으로 술을 마실 수 있는 나이 근처일 것이다. 이제는 라떼는 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나이. 대학 때 동기가 알려줬다. 잘나가는 선배들은 이걸 가지고 다니며 꼼꼼하게 계획을 짜고 있더라는.
프랭클린 플래너는 특징이 있다. 사명서를 써야 하고, 월별, 주별, 심지어 하루 계획까지 시간대 별로 쓸 수 있다. 한때는 꼼꼼하게 썼는데 나중에는 왠지 모를 찝찝함이 있었다. 왜냐하면 세웠던 계획이 대부분 잘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켜지지 않은 계획을 가지고 다니는 기분. 그건 비가 왔을 때 양말이 젖었는데 비는 그치고 햇볕은 쨍쨍하고. 갈 길은 먼데 양말이 젖은 채 하루 종일 걸어 다녀야 하는 기분이랄까. 그러다 보면 쉬운 계획을 세우고, 그걸 실행하고, 어쨌든 했다고 줄을 그어 완료 표시를 한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이제는 플래너를 쓰지 않는다. 해야 할 건 아웃룩이나 달력에 간단히 표시하지만 디테일한 계획은 세우지 않는다. 대신 하루 하루 완전 연소를 꿈꾼다.
그날 하루 나에게 주어진 에너지를 잘 분배해서 열심히 일하고, 생각하고, 움직이고. 그렇게 밤이 되었을 때 내 몸의 밧데리가 1%가 되어 깜박이다가 스르르 잠이 드는 그런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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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완전 연소를 꿈꾼다.
꿀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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