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봉봉주세용 Aug 24. 2021

우리 시대의 방망이는?

윤오영의 '방망이 깎던 노인'이라는 수필. 최근 술자리에서 함께 했던 분들이 '은전  '  수필을 모른다고 했다. 나는 분명 교과서에 실린 글이라고 했고 나머지는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고 한다. 결국 교육 과정이 달랐던 것으로 마무리.


이야기는 윤오영 선생 본인의 체험담이다. 오래 전 동대문에서 방망이를 깎아 파는 노인을 발견하고 방망이를 하나 깎아달라고 했다. 노인은 굉장히 높은 값을 불렀고, 비싸면 다른 데 가서 사라고 말한다. 대단히 무뚝뚝한 노인.


차 시간이 다 되어 빨리 좀 깎아 달라고 하는데 노인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천천히 깎는다. 그냥 달라고 하자 노인은 퉁명스럽게 말한다. "난 안 팔겠소." 결국 하염없이 기다릴 수 밖에.


완성된 방망이를 아내에게 가져다 줬더니 이쁘게 깎았다고 너무나 좋아하더라는. 이게 바로 장인의 솜씨라고. 그제야 마음이 풀리고 노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추어탕이라도 대접하려고 다시 찾아갔더니 노인은 없더라는 이야기.


요즘 이 이야기가 생각난 건 노인의 무뚝뚝함도 있지만 그의 장인정신 때문이다. 기술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기에 비굴해지지 않고 떳떳할 수 있다는 점. 물론 그 기술이 오래가지는 않는다는 게 함정. 요즘은 빨래할 때 방망이 대신 세탁기를 쓰니까.



혼자 옛날 사람이 되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 도착할 때 쯤 술자리에 있었던 한 분에게 연락이 왔다.

“은전 한 닢은 정말 모르겠고, 방망이 깎던 노인은 기억이 나네요.ㅋㅋㅋ”

그럼 그렇지!

#방망이깎던노인 #윤오영 #수필 #글 #글스타 #글스타그램


매거진의 이전글 몽환화 - 소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