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유서 쓰고 비행기 탔어야 했나 봐...

by 최칠칠

Jetstar 젯스타.


오늘 이야기할 주제다.


내가 호주를 오갈 때 탄 콴타스 항공을 모기업으로 두고 있는 저가 항공사다. 나는 이 항공사에서 멜버른에서 시드니까지의 편도행과 시드니에서 브리즈번까지의 편도행을 예매했다.


이 젯스타 항공을 처음 이용한 공항은 멜버른 남부 질롱 도시 근처에 있는 아발론 공항이었다. 1층 단층으로 건설된 아발론 공항에 처음 도착하고 나서 텅 빈 카운터를 보고 이게 뭐지...? 했다. 승무원이 한 명도 없었다. 출발 시간이 넉넉하게 남아 있어 정신을 붙잡고 공항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결과 아직 젯스타 출국 카운터 오픈 시간이 아니라는 공지를 보고서 안심하고 근처 카페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30분 정도 시간을 보내니 카운터에 승무원이 와 탑승 수속을 시작했고 우리는 단 한 줄 뿐인 몸수색기 라인을 거치고 출국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티켓을 보여주며 승선할 때 탑승 수속을 도와주셨던 승무원이 승선도 도와주는 걸 보며 내 표정은 온통 물음표로 가득 찼다.


언니가 왜 거기서 나오세요...?


알라에게 저 승무원분 아까 카운터에서 뵌 분 아니냐고 묻자 알라는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왜 한 분이 두 개를 담당하시지? 물론 그럴 수 있지만, 그때까지 나는 분업이 확실한 승무원만 봐왔던지라 한 분이 두 개 이상 일을 하는 걸 상상할 수 없었다.


“가끔 저가 항공사 중에 그런 곳도 있어.”


그런 거군... 하고 고개를 끄덕거리며 몸이 두 개라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승무원 분을 지나쳐 비행기 승선을 위해 터미널을 지나자 비행기와 공항을 연결하는 게이트가 아니라 바로 바깥이 나왔다. 칼바람이 휘몰아치는 멜버른의 겨울바람이 내 볼을 때린 감각과 함께 찾아온 황망함을 잊을 수가 없었다.


“알라야, 왜 우리 게이트가 아니라 비행기까지 걸어가는 거야...?”

“알라야, 왜 아까 승선 티켓 체크하신 분이 왜 또 우리 비행기 탑승을 도와주셔...?”


완전히 질문봇이 된 느낌이었다.


왜? 왜지? 왜 한 명의 승무원이 짐 부치는 것부터 승선까지 담당하는 거지?


왜 나는 비행기까지 땅을 걸어서 계단을 걸어 올라가 타는 거지...?


그리고 이 모든 질문은 한 방에 사라진다.


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


“알라야... 나 핸드폰에 지금 유서 써둬야 할까 봐...”


정말이지... 놀이기구에 탄 것 같았다. 나 시드니에 도착할 수 있을까...? 갑자기 추락했다는 보잉 비행기가 떠올랐다. 이거 비행기가 뜨긴 뜨는 건가...? 내가 한국에서 탔던 저가 항공사의 비행기는 전혀 이렇지 않았는데... 이렇게 콴타스의 퀄리티와 달라도 되는 건가...?


그렇게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온갖 망상과 걱정이 비행기 밑을 충분히 받쳐줬는지 비행기는 덜컹거리는 본체와 함께 시드니로 날아올랐다.


부디 시드니에 무사히 도착하길 바라며...


안녕, 멜버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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