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한달살이의 매일을 기록합니다.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中>
29살. 7년 6개월.
20대의 끝, 인생에 오지 않을 것 같았던 낯선 숫자와 함께 3번째 퇴사를 했다. 퇴사 이후의 두려움, 걱정으로 결정을 미루다가 고민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 써먹은 방법.
'일단, 생각하지 말고 움직이는 것'
일을 저질러 놓고 수습하는 이 무모한 방법은, 나를 즉흥적인 사람으로, 계획 없는 사람으로,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 무모한 방법 덕분에 스스로를 갉아먹으며 꾸역꾸역 다니던 회사를 벗어나게 되었고,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여정의 제주도행 비행기표를 예매했다. 이 비행기표가 나의 복권이었다.
한번 무모해지니 그다음은 쉬웠다. 계획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계획한 것이 틀어지면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기에 가고 싶은 곳이 생기면 그때그때 찾아서 가는 무계획 여행을 하기로 했다. 면허는 장롱으로 들어간 지 10년째이고, 일주일에 나흘을 집에 있는 집순이인 내가 연수를 받는 다 한들 운전을 얼마나 할까 싶어, 과감히 렌트를 하지 않고 뚜벅이행을 택했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기보다 한 동네에서 여러 날을 머물며 제주를 경험하고 싶어 각기 다른 동네의 3곳을 정하고 그중 2곳의 숙소만을 예약하였다. 이런 나를 보며 친구는 말했다.
"와... 정말 나는 상상도 할 수 없어. 숙소를 정하지 않고 여행을 간다? 실행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나도 모르겠다. 이렇게 대책없이 떠나도 되는 것인지...어떻게든 되겠지!
최소한의 것만 정한 채 떠나는 무계획 여행. 그 여행이 드디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