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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ight>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Bizight>는 비즈니스 인사이트(Business insight)를 줄여서 만든 단어입니다. <Bizight>에서는 소비자(고객 포함), 기업, IT 등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경영상의 인사이트를 주로 다룹니다. <Bizight 매거진>에서 다루는 인사이트는 다른 전문가의 의견과 다룰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의 유래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는 고사성어를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이 고사성어는<한서(漢書), 조충국전(趙充國傳)>에 나오는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당시 전한(前漢)의 제9대 황제 선제(宣帝:BC 74~BC 49)는 서북 변방의 강족(羌族)이 반란을 일으켜 진압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때 고사성어의 주인공 조충국을 불러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물어보았고, 조충국은 이에 "百聞不如一見 兵難險度 臣願馳至金城 圖上方略"으로 답했다. 즉,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니, 나를 금성군으로 보내 주면, 그 방책을 마련하겠다."라고 한 말에서 유래했다.


왜 갑자기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고요?

많은 기업들이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데이터이죠. 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행동을 이해하고, 고객의 사고를 이해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등 엄청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아쉬운 것은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는 활동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즉,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나가서 고객의 행동과 말, 그 행동을 하는 상황 등을 보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고객이 구매하는 것은 "의미"


처음 이 일(리서치&컨설팅)을 시작할 때가 2000년대 초반이었습니다. 당시 많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고객들은 제품을 구매하는 이유,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가 "가격이 저렴해서", "기능이 좋아서", "디자인이 좋아서", "oo 기업 제품이라서", "다른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어서" 등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그래서 당시의 마케팅 전략은 4P(Product, Price, Place, Promotion)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4P 전략을 기본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즉, 당시 고객들은 상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강했죠.


최근에 고객들을 만나서 설문조사를 하고, 인터뷰를 진행해 보면 이 전과 다른 경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OO은 나를 잘 표현해 줘요", "OO은 내가 하는 일에 꼭 필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어요.", "OO은 착한 기업이잖아요", "OO은 좋은 일에 쓴데요", "OO은 개성 있잖아요", "OO은 차별적이에요", "OO은 쉬워요", "OO은 내 입맛에 맞아요" 등 상품보다는 개인에 맞춰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상품 자체가 아닌 상품이 본인에게 부여하는 의미를 이야기한다는 것이죠.


"의미"는 데이터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제가 처음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을 이야기한 것은 바로 이 이유 때문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고객들을 이해하고 있고 있습니다. 여기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죠. 빅데이터 분석, 옴니채널 구축, 머신러닝, AI(인공지능) 등으로 말이죠. 고객의 행동과 말은 고객을 이해하는 데 유용합니다. 하지만 행동과 말을 분석해서 의미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데이터 속의 행동과 말은 상황, 감정이 배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상황과 감정이 배제된 것으로 의미를 찾은 것은 매우 어렵기도 하지만,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일견(一見)이 필요하다


지금의 고객들은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구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방대한 고객의 행동과 말을 담은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의 기업과 기관에게 있어 정말 필요한 것은 일견(一見)입니다. 현장에서 고객의 행동과 말을 관찰하고, 필요하다면 시간을 내서 고객과 이야기를 나눠서 구매하는 이유 즉, 의미를 알아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성장과 혁신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글. 진현진(hjin@fidelitysolution.co.kr)

피델리티솔루션 부대표, 경희대학교 경제학 석사. 한국능률협회컨설팅, 경희경제연구소에서 근무했음.

출간서적 <변화와성장 레시피>, <의미 있고, 행복한 삶 나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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