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도록 삶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는 텐센트의 "웨이신"
6시에 해가 이렇게 밝을리 없…! 지각이다, 눈이 번쩍, 심신이 짜릿한 순간. 침대에서 뛰쳐나와 잽싸게 샤워기를 튼다, 남자의 최대 미덕인 3분 샤워를 끝내고 얼굴에 보습 물질을 바른다. 옷가지를 사지에 끼워 넣으며 핸드폰을 들어 회사를 입력한다. 택시가 매칭되고 나홀로 집에를 연상케 엘레베이터로 뛰어간다.
“여보세요"
“여기 너네 집앞인데요"
“ㅇㅋ 곧 감!!"
기상 후 10분, 디디다처의 은총에 힘입어 회사가는 택시 뒷자리에서 코트 주머니를 뒤진다. 아뿔싸. 지갑을 안가져 왔구나.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위챗페이는 현금보다 빠르니까. 아저씨, 현금 없는 손님은 처음인가요. 달리면 어디가 나오나요.
지각한 회사원을 누구보다 많이 만났을 택시기사는 사람만 다녀야 할 것 같은 길로 무자비하게 돌진한다. 결과론이지만 오히려 10분전에 회사 도착, 길의 왕(认路王)태그를 걸고 기사아저씨에게 5 star 만점을 준다. 회사 밑 편의점에서 생수랑 샌드위치를 사서 위챗페이로 구매하고 회사에 도착.
중국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위챗으로 무지하게 일을 많이 한다. 위챗 PC 버전에 로그인하고 이메일 보내듯 위챗에 메시지를 하나 둘 보내기 시작한다. 친구가 새로 추가되고, 그 친구가 또 그룹방을 만들어 채팅을 시작한다. 근데 문자가 오가는 채팅이 아니라 음성이 오가는 채팅방. 60초짜리 음성 메시지가 쉬지 않고 날아온다.
일하다 보니 궁금한 한국 상황 (한국에 우리 개발 법인이 있음), 위챗 보이스콜을 시작한다. 유료서비스, 스카이프 포함 써본 것 중에 제일 깔끔한 보이스콜은 위챗 보이스콜인 것 같다. 지구 반대편에서도 엄청 잘된다. 딜레이가 없다.
어제 다운로드한 경쟁사 앱을 켠다. 너넨 뭐가 그리 특별하니, 다 파헤쳐 주겠다며 회원가입을 위챗 계정으로 원터치로 한다. 사실 위챗 Public Account 중에 하나인 Service Account(服务号)를 활용한다면 앱을 다운로드 하지 않고 위챗 내부에서 왠만한 전자상거래는 해결된다. 위챗페이와 함께. 배송을 시켜보고, CS를 테스트 해보려고 경쟁사의 위챗 어카운트에 음성으로 딴지를 걸어본다. 답이 바로 온다.
이제 곧 춘절이고 하니 친한 친구들이 있는 그룹방에 홍빠오를 뿌린다. 점심에 커피나 한 잔 하렴, 무섭게 아이들이 달려들어 홍빠오를 낚아채간다. 100위안이 2분 정도만에 사라졌다. 하지만, 당황하면 안된다. 뿌린만큼 거둔다. 한 명이 뿌리면 다른 아이가 부리는 연쇄 반응이 일어난다. 2013년 연말에 시작한 홍빠오가 만 2년이 조금 넘는 시간안에 중국인들의 현실의 한 가운데로 들어왔다.
다시 띠디다처를 불러서 집에 돌아왔는데 불이 켜지지 않는다. 중국은 전기가 충전식인데 충전을 깜빡했다. 하지만 걱정마라 위챗을 켜고 바로 전기료 충전을 하면 된다. 위챗 운동을 보니 내 친구들 사이에 내가 오늘 6,500보를 걸어서 순위가 50위권이다. 나가서 걷거나 뛸테다, 누구보다빠르게남들과는다르게, 오늘도 만보를 채워야겠다.
들어와 친구들 모멘트(위챗에 붙어있는 카카오스토리 개념의 SNS)를 훑다가 (디디다처 등 각종 홍바오도 클릭해서 일용할 쿠폰을 얻고) 잠이든다.
처음 중국에 왔을 때 위챗은 정말 투박한 카타오톡의 카피캣이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에 텐센트가 투자를 하고, 카카오톡의 뛰어난 점이 위챗에 유입되기 시작하더니 어느순간 위챗은 어떤 메시징 플랫폼과도 비교가 불가한 하나의 생태계가 되어버렸습니다. 가끔은 텐센트가 카카오톡 자체를 하나의 테스트베드로 보고 있지 않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특히나 O2O 영역에서 메시징앱인 위챗과 그의 위챗페이는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오늘 페이스북의 실적 발표를 보면서 위챗 역시 또 하나의 페이스북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며칠전 있었던 지갑 안가져온 날을 구성하여 보았습니다.
PS. 비난 미리반사: 각종 쿠폰을 활용하여 택시비 평균 11위안(2000원) 정도 지출하고 있어서, 럭셔리한 삶이 아님을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