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중국 끝까지 사업을 밀고 나가고 있지만, 왠지 공허함.
신장성은 중국의 서북쪽의 끝에 있는 성인데, 카자흐스탄, 러시아, 몽고,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음. 남쪽으로는 티벳과 붙어있는 이 곳은 예전부터 "색목인(色目人)"의 지역이었음. 놀러가면 눈이 파란 사람들이 유창한 중국어로 맞이하는 인지부조화의 지역이기도 함.
풀네임은 新疆维吾尔族自治区(신장위구르자치구)로 宁夏回族自治区(닝샤회족자치구)와 더불어 이슬람 인구가 꽤 많은 지역이기도 함. 당연히 할랄푸드에 대한 접근이 필요한 지역이기도 함. 현재 인구는 2,200만명인 이 지역에도 한류는 불고 있음. 송중기 보고 싶다는 사람도 많으나, 아직 낙타고기 먹지 말라는 엄명이 풀리지 않아 송중기가 갈까 싶기도 함. 여튼.
요 지역에 우리 서비스를 까는 작업과 한국 제품들을 넣는 작업을 계속 하고 있는데, 하다 보니 어느새 카자흐스탄 바이어가 끼어들어서 중앙 아시아 유통 루트를 이야기하고 있었음. 까레안스키로 불리는 고려인 3세 아저씨는 본인에게 한국 사람은 중국 사람과 다르다며, 몽고산 마유주를 권하며 아리랑을 부르곤 했음. 아직도 아리랑인가…싶기도 했지만, 3대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한국말을 기억하려 애쓰던 그의 모습이 술잔 위의 이슬이 되어 떨어지곤 했음.
비지니스를 만들러 왔던 그 곳에서, 대학시절 막연하게 배웠던 중앙아시아의 한 모퉁이에 서있다 보니, 한 때 징기스칸이 지나갔을 그 길이, 신성 로마제국이 근처까지 왔을 이 곳이, 또 우리 민족이 끌려와서 뿌리를 내려야만 했던 이 동네가 마냥 기회의 땅으로만 다가오지는 않았음. 피터 드러커 같은 아저씨들이 이야기하는 기업의 목적은 무엇인가보다는, 난 인생에서 무엇을 성취하려 하는가에 대한 생각이 커졌음. 물론 알콜이 뇌하수체 전반에 침투하고 말초 신경의 반응이 급격히 느려졌던 시기라 그런 생각을 했겠지만.
중국에서 2/3선을 돌아다니다 보면 정말 우연찮게 우리와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음. 그래서 인문학에 대한 공부를 그나마 조금 해 놓았던 것이 도움될 때가 참 많음. 그 곳의 역사, 그 곳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된다면, 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때에도, 나 혼자 멍을 때릴 때에도 조금은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있음. 문과생의 낭만, 생소한 시장에 대해 접근할 때에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지도 않을까. 중국의 한 마을에서 촌로를 만나서, 마윈 이야기를 할 수나 있을까. 차라리 주윤발을 이야기하거나, 두보를 이야기하거나, 그래도 안되면 서유기를 이야기할 수 있는 지식이 갖춰진다면 더 입체적인 중국 접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암튼, 고려인 아저씨와 이야기하며 조선족 교포들과의 이야기와는 또 다른 무언가를 느꼈음. 그리고 그에 대해 공감하니 새로운 기회가 또 열렸음. 우리네 협상은 언제나 “공감”에서 시작되고 “공감”으로 끝난다는 것을 알게되는 요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