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중국 디자인 기업은 디자인 백화점?

by Deng


여러분은 중국 유명 맛집에 방문해보신적이 있으신가요? 저 역시 중국맛집 탐방을 하느라 중국 현지 음식점을 종종 다니는데요, 갈때마다 늘 느끼는 점중의 하나는 “메뉴가 정말 많다!”였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 맛집에서는 그 집의 유명메뉴가 2,3개 정도 있고 나머지 3,4개 정도의 메뉴가 사이드로 깔려있는데요, 반면 중국에서는 간판메뉴 이외에도 수십가지(규모가 큰 곳은 백가지 가량의)의 메뉴들이 메뉴판에 가득 깔려 있어 하나하나 읽는 것조차 어렵습니다. 오죽하면 중국어 배우는것보다 중국음식 이름 익히는게 더 어렵다는 우스갯소리도 있겠습니가. 그리고 중국 음식점 중의 재밌는 포인트 중 하나는 대형 외식그룹들이 수십개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만들어 전국에 뿌린다는 사실인데요, 마치 백종원 산하의 프랜차이즈들이 전국에 깔려있는것과 유사합니다. 한국에서는 백종원 브랜드가 대표적이지만, 중국에서는 이보다 훨씬 대규모의 외식그룹이 이런 프랜차이즈 사업들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중국의 음식점들은 ‘대규모’에 ‘각종’음식을 팔고, ‘전국’규모로 운영된다는 특징이 있는데요, 흥미롭게도 이런 특징들은 중국의 디자인 산업에서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예를 들면 중국에서 유명 디자인 기업 중 하나인 MOMA design을 살펴보겠습니다. 중국 바이두에서 ‘제품 디자인’을 검색하면 제일 상단에 나오는 그룹중 하나인데요, 사실 처음 이 회사 사이트에 방문했을 때 저는 디자인기업이라고 상상도 못했습니다. 각종 수상 작품들을 모아놓은 reddot이나 if디자인 어워드 같은 수상사이트일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마치 미술관 같은 이름 역시 한몫했습니다.->MOMA) 그도 그럴 것이, 이 사이트는 첫 화면부터 너무나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제품디자인, 브랜드 디자인, UI 디자인, 심지어 공간디자인까지..! 그 누가 보더라도 각종 디자인기업들의 수상실적을 진열해놓은 디자인 공모전 사이트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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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옆에 있는 메뉴들이 모두 MOMA에서 수행하는 디자인 종류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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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MOMA의 소개 페이지를 읽어보고 나서야 이것이 한 기업의 소개 사이트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MOMA는 2002년 창업 당시에는 제품디자인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브랜드부터 공간, UI까지 급속도로 사업을 확장시킵니다. 디자인의 수준 역시 훌륭합니다. 필립스의 독서등은 깔끔한 디자인과 높은 효용성으로 각종 디자인 공모전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아프리카 오지에서도 이 필립스 독서등을 이용해 독서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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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인공지능 로봇을 디자인하는데 치중하고 있는데요, 마치 아톰과도 같은 귀여운 디자인으로 화제가 되었던 하이얼의 인공지능 로봇 Ubot역시 MOMA가 디자인한 것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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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디자인 분야에서도 제품디자인의 강점을 살려 패키지를 구조적으로 디자인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이 KFC의 밥통뿐만 아니라, 문화상품 선물세트, 테이크아웃 패키지등을 디자인하며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지기구조와 더불어 그래픽 디자인에서도 신경을 쓴 것이 역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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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디자인 역시 다양한 영역에서 작업을 수행합니다. 카페나 다실같은 개인 상업공간부터 시작해서 예술관, 디자인센터, 주민센터 같은 공공기관까지 영역을 확장했는데요, 뚜렷한 건축적 특징은 보이지 않지만 전반적으로 그 공간의 특성에 맞추어 디자인 설계를 합리적으로 수행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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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대규모의 프로젝트 뿐 아니라 소소한 문구류 상품 디자인도 진행합니다. 예를 들면 《미인어(美人鱼)》 영화의 소소한 핸드폰 케이스 굿즈, 《쿵푸팬더》의 디자인파생상품, 상하이 역사박물관의 문화상품 등이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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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최근에는 디자인 교육까지 진행하며 MOMA라는 브랜드를 새로운 국면으로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그들의 작업과정을 담은 책까지 발행되어 있으니 제품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눈여겨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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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중국에서는 MOMA가 유별난 것이 아닙니다. 중국에서는 많은 디자인 스튜디오들이 MOMA처럼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어 있고, 또 종래에는 전국에 여러 분점을 두며 하나의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합니다.(MOMA역시 베이징,항저우, 션전 등 많은 곳에 지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는 분명 한국, 일본과는 다른 디자인 기업 양상입니다. 한국에서는 브랜드 전문 디자인 기업, 제품 디자인 스튜디오, 브랜드 디자인 스튜디오로 전문적으로 나뉘어져 프로젝트를 수행합니다. 특히 일본에서는 그 전문화된 측면이 더욱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이는 마치 단품 메뉴 하나만을 주력으로 파는 일본 맛집과, 팔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파는 중국 맛집의 차이와 유사하군요.
이처럼 ‘대규모’ 로 운영되고 ‘모든 디자인’을 하며, ‘전국적으로’ 퍼져나가는, 마치 '백화점'과도 같은 중국 디자인 기업의 양상은 분명 중국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디자인 현상 중의 하나입니다. 한국기업들이 중국 디자인 기업들과 컨택할 때 이런 디자인 문화차이를 염두에 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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