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혹시 옛날 중국의 SF 영화를 보신적이 있으신가요? 한때 한국에는 중국의 3D시리즈가 인터넷 게시판에 유행한 적이 있었는데요, 영화에 등장하는 조악한 3D그래픽과 어색한 그래픽 합성은 보기만 해도 실소가 새어 나왔답니다. 그리고 생각했죠. 아 아직 중국의 영상디자인 실력은 한참 멀었구나.
그런데 말이죠, 불과 몇 년 사이에 중국의 3D수준이 급격하게 향상된건 알고 계시나요? 요새 한국의 3D관련 사이트에서도 중국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고 심지어 중국 디자이너들이 초빙되어 한국에 강연을 오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천지가 뒤바뀐 변화인데요.
그 변화의 중심에는 CINEMA 4D라는 툴이 존재합니다. CINEMA 4D는 다른 3D프로그램과 다르게 프로그램 구동이 가벼운 편이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사용자들이 함께 오픈소스로 소재를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전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프로그램이지요. 3D모델링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UI디자인, 웹사이트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일 수 있고 심지어 최근에는 그래픽디자인계에서도 활발히 이 프로그램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는, 한국보다 중국이 월등히 CINEMA 4D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최근 중국디자이너들의 구인글에서는 CINEMA 4D의 수행능력을 요구하는 회사가 점점 많아지고 있고, CINEMA 4D를 능숙하게 다루는 디자이너는 연봉을 더 후하게 쳐주지요. 그 뿐만 아닙니다. 최근 중국의 평면디자인 작품의 동향을 살펴보면 이 CINEMA 4D를 사용하는 디자이너들이 압도적으로 많아지고 있습니다. 3D디자이너들뿐 아니라 2D디자이너들도 3D툴을 이용하여 작품을 만든다는 것이 흥미로운데요, 한번 이들의 작품을 먼저 살펴볼까요?
이처럼 웹페이지의 메인 배너뿐만 아니라 평면의 길거리 광고포스터, 제품의 비주얼 이미지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CINEMA 4D를 이용한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중국의 여러 특수한 지점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첫번째는 중국인의 심미적 취향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호화롭고 과시적인 것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은 디자인에서도 화려하고 장식적인 요소를 추구합니다. CINEMA 4D는 저렴한 비용으로 이런 중국인들의 호화로운 심미적 감각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중국 디자이너들은 3D 입체문자와 다양한 소재, 화려한 디지털 효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소박하고 정갈한 느낌의 손글씨와 손그림을 선호하는 일본의 그래픽디자이너들과는 정반대의 행보지요.
두번째로는 티몰이나 징동(중국판 G마켓) 얼러머(중국판 배달의 민족)같은 전자상거래사이트에서 적극적으로 CINEMA 4D의 그래픽이미지가 사용된다는 점에서 그 힌트를 찾을 수 있는데요, CINEMA 4D를 이용한 첨단의 이미지가 디지털과 핀테크를 기반으로 하는 중국전자상거래 시스템과 컨셉과 이미지가 적합하다는 판단에서 출발한 것일 겁니다. 실제로 최근 중국 최대의 블랙프라이데이라 불리는 행사때마다 CINEMA 4D를 이용한 화려하고 정교한 디자인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국내의 VR, AR산업의 급격한 부상입니다. 현재 중국에서는 인공지능형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관련한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데요, CINEMA 4D가 가상현실(VR)기술과 결합되며 비주얼 이미지를 창출할 수 있는 전망을 제시하며 많은 중국디자이너들이 앞다투어 CINEMA 4D를 배우고 있습니다. 실제 현재 중국 디자이너들 사이에서는 CINEMA 4D를 배우지 않으면 미래 디자인 시대에 도태된다는 인식이 팽배합니다. 이 점이 3D를 넘은 중국 4D 디자인 산업을 끌어올리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여담으로 중국에는 신용카드보다는 핸드폰의 QR코드로 결제를 진행합니다. 어쩌면 현금에서 신용카드, 핀테크(QR코드)로 가는 금융시스템의 전개과정에서 중국은 현금에서 핀테크로 바로 도약해 버린 것 인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중국의 디자인도 3D라는 중간과정 없이 바로 2D에서 4D로 도약한 것인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