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의 속편이 있다면....

세상사는 이야기

by 하태화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는 초등학생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감동을 주는 이야기이다. 이미 굳어져 버린 어린 왕자. 그런데 사실은 어린 왕자는 오역이며 '어린 군주'가 정확한 표현이란다. 혼자 사는 별에서 1 대장인데 '왕자'가 될리는 만무하니.


오역 얘기를 하자는 것은 아니다. 어린 왕자는 자신의 별로 날아온 장미를 온갖 정성을 다해 키웠으나 결국은 그 장미의 투정에 마음이 상해 자신의 별을 떠나게 된다. 별을 떠나는 날 어린 왕자가 장미에게 작별 인사를 하자 장미는 비로소 왕자에게 사과를 하며 사랑했노라 고백을 한다. 장미는 자신이 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빨리 떠나라고 재촉을 한다.


어린 왕자는 자신의 별을 떠나 여러 별을 다니다 지구에서 장미 5천 송이를 발견한다. 그리고는 아무리 예쁜 장미가 많이 있어도 자신의 별에서 정성을 들여 키운 그 장미, 내 장미가 제일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는 결국 자신의 별로 돌아간다.


어린 왕자는 속편이 없다. 영화나 소설이나 속편이 1편보다 재미있는 것이 없다는 속설이 있다. 1편의 인기를 더 오래가져 가려고 질질 끄는 듯한 지루함이 속편에 들어있기 때문이리라. 어린 왕자에 속편이 있었다면, 그것은 어린 왕자가 다시 자신의 별을 떠난다는 것이고, 떠나는 이유도 역시 장미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후회를 많이 한다. 지금의 현실에서 과거를 되돌아보면서 아쉬움을 말하는 후회. 그때로 되돌아간다면 그렇게 하지 않을 건데... 모두가 그렇게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때와 지금의 환경이 달라 그렇게 생각할 뿐이지 그 시절로 다시 되돌아간다면, 지금이라도 그때와 꼭 같은 상황이나 환경이 조성된다면 꼭 같은 행동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은 그 상황이 아니니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 뿐 같은 상황이 다시 오면 이전과 꼭 같은 행동과 판단을 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다.


어린 왕자는 속편이 없지만, 아마도 장미는 자신의 별로 되돌아온 왕자에게, 떠나는 날의 사랑고백과 사과는 잊어버리고 이전과 마찬가지로 변함없이 투정을 하고 있을 것이고, 왕자는 온갖 정성을 다해 장미를 키우면서도 장미로부터 같은 투정을 또 들으니 또다시 자신의 별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인생, 지금 이 순간이 자신의 삶 중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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