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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태화 Jul 14. 2021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

사랑학개론

사랑하는 사이인데 부모가 반대를 한다. 엄마와 아들이 짜증스럽게 다툰다. 아들은 반항하고 그러다 남자의 엄마가 아가씨를 찾아가서 헤어져 달라며 돈 봉투를 내민다. 뻔히 알면서 이게 뭔지 묻는다. 흔히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아들 이기는 부모는 없건만 그래도 아들 인생에 수렴청정할 기세로 그것도 부족한지 자신이 아들로 빙의라도 된 듯 반대를 한다.


  남과 여, 사랑하는 사이인데 부모가 반대한다고 쉽게 헤어질까. 물론 헤어지는 경우도 없지않아 있겠지만 반대를 할 수록 애정이 더 절실해 지고 깊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것을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라고 한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로미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희곡(戲曲)으로, 두 사람이 사랑하지만 원수의 가문이라는 이유로 반대에 부딪히자 그 사랑이 더 깊어지다가 결국은 죽음으로 끝을 맺는 내용이다. 이처럼 자신의 자유를 위협 받거나, 주변에서 자신의 생각과는 정반대의 반응을 나타낼 경우 그것을 원상태로 회복시키기 위해 더 강하게 저항하는 심리적 현상들이 나타나는데 이것을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라고 한다.


  물론 이 효과가 나타나기 위한 환경적인 요건은 존재한다. 나이, 판단력, 애정깊이, 부모의 의존도, 부모의 간섭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부모의 오래된 삶의 경륜이 다른 시각에서 보면 구태한 것일 수도 있고 현실에 충실한 판단일 수도 있다. 하나의 현상에 대해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의 차이인데, 자기 자신의 판단에 대해 반대할 경우 부모말을 듣고 헤어지는 사람도 있고, 부모를 항복하게 만드는 사람도 있을것이다. 현재의 나의 처지에 부모의 경험을 접목 시킨다. 쉽지만은 않은 얘기다.


  사랑에 주위의 친구가 반대하는 경우도 있다. 조심해야 한다. 반대했다가 덤터기 쓰기 딱 좋다. 잘못되면 친구의 우애도 끊길 수 있다. 친구의 인생을 책임질 수 없다면 적당한 선에서 조언하고 빠지는 것이 상책이다. 부모와는 달리 객관적인 면이 있기는 하지만 혈연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뒤끝이 있다. 친구의 반대에도 역시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는 존재한다. 어쩌면 부모와는 달리 경쟁심과 질투심이 겹쳐서 친구의 의견에 더 강하게 저항하는 심리상태가 될 수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는 당사자끼리에도 존재한다. '대 놓고 좋은 사람 찾아가라'고 하는 경우다. 그 말듣고 기다렸다는 듯이 가버리는 바보는 없겠지만 가라고 하면 할 수록 가지 않으려는 심리가 더 강하게 작용한다. 모른다. 그들의 환경이 어떠한지를. 사랑은 알파고도 예상할 수 없는 감정의 영역이니까.


 사람은 저마다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의 심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적정선의 타협이 필요한데 사랑의 영역에서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는 더 강하게 힘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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