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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엄마도 여자 이었구나

  

士爲知己者死

shì wèi zhī jǐ zhě sǐ

남자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고

女爲悅己者容  

nǚ wèi yuè jǐ zhě róng

여자는 자기를 즐겁게 해 주는 사람을 위해 화장을 한다

<전국책>




고향에 내려와

빨래를 널어보고서야 알았네

어머니가 아직도 꽃무늬 팬티를 입는다는 사실을

눈 내리는 시장 리어카에서 

어린 나를 옆에 세워두고

열심히 고르시던 가족의 팬티들,

펑퍼짐한 엉덩이처럼 풀린 하늘로

확성기소리 짱짱하게 날아가네  

그 속에서 하늘하늘한 팬티 한 장 

어머니 볼에 문질러보네 

안감이 붉어지도록 손끝으로 비벼보시던 꽃무늬가

어머니를 아직껏 여자로 살게하는 무늬였음을

.................


김경주의 <어머니는 아직도 꽃무늬 팬티를 입는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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