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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전환점

有意栽花花不发无心插柳柳成荫

有意栽花花不發(유의재화화불발)
yǒu yì zāi huā huā bù fā
無心揷柳柳成陰(무심삽류류성음)
wú xīn chā liǔ liǔ chéng yīn
정성 들여 심은 꽃나무는 꽃이 피지 않았는데,
무심코 꽂아 놓은 버드나무는 무성히 자라 그늘을 만들었다.



스티브 잡스 스탠포대학 졸업 축사(2005)


(전략) 첫 번째 이야기는 인생의 전환점에 관한 것입니다.(중략) 당시 순전히 호기심과 직감만을 믿고 저지른 일들이 후에 정말 값진 경험이 되었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당시 리드대학에서는  아마도 미국에서 최고의 서체 강좌가 있었습니다. 캠퍼스 곳곳에 붙은 포스터, 모든 서랍의 라벨들이 아름다운 손글씨체로 적혀 있었습니다. 저는 자퇴를 해서 정규과목을 들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서체 강좌를 수강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삐침이 있는 글꼴과 없는 글꼴에 대해 배웠고,  서로 다른 문자 조합들의 간격을 다양하게 조정하는 법도 배웠고, 무엇이 서체를 위대하게 만드는 지도 배웠습니다. 그것은 과학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답고 역사적이고 정교한 것이었죠. 저는 그것에 매료되었습니다.


이런 것들 중 어느 하나도 제 인생에 실제로 활용될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10년 후 우리가 최초의 매킨토시를 설계할 때, 그것들은 고스란히 빛을 발했습니다. 우리는 매킨토시에 그 기능을 모두 담아서 설계했습니다. 맥은 아름다운 서체를 가진 최초의 컴퓨터였습니다. 만약 제가 그 서체 수업을 듣지 않았다면 맥의 복수 서체 기능이나 자동 자간 맞춤 기능은 없었을 것이고 윈도가 맥을 따라 했기 때문에 결국 개인용 컴퓨터에는 이런 기능이 탑재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만약 학교를 자퇴하지 않았다면 서체 수업을 듣지 못했을 것이고 결국 개인용 컴퓨터가 오늘날처럼 뛰어난 글씨체들을 가질 수도 없었을 겁니다. 물론 제가 대학을 다닐 때에는 미래를 보면서 점들을 연결하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후에 되돌아보니 너무나 분명하게 보였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미래를 내다보면서 점들을 연결할 수 없습니다. 그저 과거를 되돌아보며 점들을 연결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들은 현재의 순간들이 미래에 어떻게든 연결되어 이어질 것이라는 걸 믿어야만 합니다. 여러분들은 자신의 배짱, 운명, 인생, 인연 등 무엇이든지 간에 그 무언가에 믿음을 가져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인생의 크고 작은 일들이 미래에 연결될 거라는 믿음이 여러분이 자신의 마음을 따르도록 하는 자신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그것이 여러분을 잘 닦여진 길에서 벗어나는 쪽으로 인도한다 할지라도 말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아주 큰 차이를 낳게 될 것입니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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