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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친디 Oct 18. 2017

내 평생의 꿈, 내게 맞는 내 집 마련하러 건축박람회로

출연 : 

나똘똘 예비 건축주

주택을 건축하기로 마음먹은 똘똘 씨는 안구건조증세로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틈만 나면 폰으로 주택 건축에 대한 정보를 찾아 헤맨다. 주택! 주택! 주택! 모던, 내추럴, 지중해, 한옥, 통나무집, 황토집 등등 전원속의 네 집! 전원속의 친구 집! 전원속의 사돈의 팔촌 집까지. 사실 그가 원하는 건 ‘전원 속에 남들보다 싸게 튼튼하고 가성비 좋게지었다는 드림하우스’다. 

그의 손이 움직일 때마다 그의 눈동자에는 집에 대한 무수한 정보가 쉴 새 없이 폭격을 가한다. 철근콘크리트, 목조, 스틸, 경량철골, ALC블록, 모듈러 주택, 이동식 주택 등 골조와 단열재에 대한 전문정보까지 보고 또 본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검색창에 물어가며 화면 캡처 신공도 발휘해서 언제 볼지 모르지만 일단 휴대폰에 저장해둔다. 벌써 스마트 폰 저장 용랑의 3/2 이상이 차서 가끔 버벅거릴 정도다. 

눈길을 끄는 주택을 볼 때마다 똘똘 씨 머릿속에는 “평당 얼마에 지었을까? 얼마면 될까?” 대학 합격을 위해 해답을 갈구하는 삼수생 못지않은 심각한 지적 갈증에 휩싸인다. 하지만 똘똘 씨가 접하는 인터넷 정보들이 그가 원하는 집짓기에 도움이 될 진짜 정보인지, 불필요한 눈요깃거리가 될 것인지 그 여부는 알 길이 없다. 스마트 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동안 똘똘 씨의 사고(思考) 능력은 개점휴업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기계적인 터치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뇌는 거의 정지상태와 다름없는 상태라고 한다. '생각을 하지 않고 무작정 기계적으로 터치와 이미지 스캔을 반복' 하기 때문이란다. 

무슨 일이든 시작하면 끝을 본다는 자부심으로 한평생 살아온 나똘똘 예비 건축주. 눈이 뻑뻑하고 건조해 눈을 감았다 뜬 똘똘 씨는 청명한 겨울 하늘을 보며 한숨을 내쉰다. 내가 슬플 때는 라디오에서 나오는 대중가요 가사가 온통 내 이야기인 것처럼 느껴지듯, 각종 집짓기 카페에 올라온 건축주들의 심장 쫄깃한 고민이 남의 일이 아닌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벌써 새벽 세시... 어둠 속의 스마트폰을 그만 하려는 순간, 똘똘 씨 눈이 다시 반짝인다. 터치! 터치! 빰빠라밤 빰빰빰 빰빠라밤~~~!!! 기다리고 기다리던 건축박람회 소식이다. 

주택을 지으려는 사람들 치고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다는 건축박람회. 직접 눈으로 보고 시공사와 상담도 해볼 겸 아침 일찍부터 개나리 봇짐과 같은 배낭을 매고 씩씩하게 박람회장을 찾았다. 먼발치에서 보니 실제 크기의 주택 모델들 여러 채가 위용을 자랑하며 전시 중이다. 쿵쿵, 가슴이 설렌다. 하지만 그도 잠시, 눈길을 끄는 주택에 들어가 영업사원과 상담을 시작한 똘똘 씨. 처음엔 질문을 하는 듯하더니 “이 집은 내가 보기엔 골조와 단열이 어쩌고저쩌고” 영업사원에게 ‘진정한 집짓기’란 무엇인지 교육을 하고 있다. 난처한 표정의 영업사원에게 일장연설을 하던 똘똘 씨는 결국, “이런 집을 짓는데 평당 얼마냐”고 묻고는 “이래서 장사가 되겠어? 바가지를 정도 껏 씌워야지!” 씁쓸한 미소를 짓는다. 

하루 종일 발품을 팔고 집으로 돌아온 똘똘 씨의 마음은 더 답답해졌고, 건축주들의 무지를 이용해 상술을 펼치는 듯한 주택 영업사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비싸, 비싸.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날카롭고 예리한 질문에 당황하던 영업사원을 떠올리며 비전문가인 자신보다 건축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보이는 이들이 판치는 주택시장의 현실을 개탄하며 노트북을 켰다. 똘똘 씨는 바탕화면에 뜬 평당 십만원도 이십만원도 아닌 백만 원의 설계비를 호가한다는 TV에도 자주 출연하는 명문대 L교수가 설계한 작품(?)을 보며 ‘집이라면 이 정도는 돼야지’ 한다. 박람회에 다녀온 갑갑했던 후기를 자신의 SNS에 올리고 이내 그의 의견에 공감한다는 예비 건축주들의 리플과 좋아요! 세례에 위안을 얻는다.

‘내가 아는 누구누구는 평당 삼백만원에도 참 따뜻하고 만족스런 집을 지었다던데, 직영으로 공사를 하면 가능할 수도 있다던데, 고급 집을 원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평생을 모은 돈으로 짓는 집이 싸구려가 되는 건 싫은데….’ 꼬리를 무는 생각의 늪에서 빠져나올 줄 모른다. 벌써 새벽 두 시가 넘은 시간. 목이 뻣뻣해져 옴이 느껴져 고개를 들고 스트레칭을 하다 보니 책꽂이에 아직도 손조차 대지 못한 전원주택 관련 서적들이 똘똘 씨를 기다리고 있다.


                                                                                                                           

‘아! 이래서 집을 지으면 10년은 늙는다고 했구나…’ 똘똘 씨는 주택을 지으려면 으례 치러야 하는 통과의례라는 심정으로 오늘도 손품 눈품을 팔고 그로 인해 얻은 무수한 정보들은 머릿속에 쌓인다. 과연 그의 노력은 원하는 결실을 맺게 할 수 있을까?


‘모르면 약이요, 아는 게 병’ 이라는 속담이 있다. 자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때로는 모르면 마음 편할 수 있지만, 알면 근심 걱정을 가져올 수 있다는 말이다. 필자는 이 속담이야말로 인터넷 정보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는 탓에 오히려 선택 장애 증후군에 시달리게 되는 일부 초보 건축주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집짓기를 앞두고 꼭 한번쯤은 들러보는 건축박람회. 화려한 조명과 인테리어, 영업사원들의 감언에 휩쓸려 정작 중요한 것들을 놓치거나 배타적인 시선으로 인해 도리어 헛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많다. 과연 우리는 건축박람회에서 무엇을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나는 고객이고 싶지만 집짓기 시장에서 업자가격과 소비자가격의 차이를 인식하고. 직영 공사까지 염두에 둔다‘ 라고 말하는 건축주라면 ”사실 반 업자! 초보 건축인의 대열에 합류했다고 볼 수 있다.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건축박람회를 찾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북적되는 인파와 분위기에 휩쓸려 성과 없이 돌아오곤 한다. 특히, 건축에는 문외한인 일반인 입장에서는 무엇부터 어떻게 보면 좋을지, 부스에 들러서는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 도통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안에서 고수 건축주들은 자신이 원하는 정보와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다. 

필자 역시 건축주 시절, 등에는 배낭을 메고 각종 건축박람회를 이 잡듯이 뒤지고 다녔다. 4일간 펼쳐지는 박람회 기간 동안 부스에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부터 박람회장에 도착해 있었고 박람회장 문이 열리면 한 부스 한 부스 하나도 거르지 않고 들어가 카탈로그를 받고 궁금한 것을 물어보며 명함을 주고받고를 반복했다. 다 시장조사라는 명목이었지만, 5천 가지도 넘는 자재들이 정리될 리 없었으며 박람회장의 절반도 채 돌지 않았는데 하루가 다 가버렸다. 

어떤 건축 박람회는 4일 내내 출근도장을 찍었지만, 결국 진짜 건축을 할 때는 무용지물인 경우도 많았다. 건축주로 업계에 발을 디딘지 8년차! 건축의 1도 모르는 아마추어 건축주를 넘어 이제는 제대로 프로 건축인이 되어 부스 운영과 국내에서 가장 크다는 “경향하우징페어의 공식 집짓기 세미나 – 건축어벤저스 슈퍼위크” 세미나 주관까지 하게 된 2년에 걸쳐 진행한 필자의 사연. 격세지감을 느꼈던 필자의 건축박람회 200% 활용법을 공유해보겠다. 

01 |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관람 체크 리스트’를 사전 작성하라

쇼핑을 할 때도 구매 리스트가 시간 절약과 합리적 소비에 도움을 주듯, 건축박람회 관람을 할 때도 이러한 사전 리스트 정리가 필요하다. 박람회장이 거대할수록 더욱 필요한 과정이다. 이곳 저곳 부스를 다니다보면 다리만 아프고, 카탈로그만 늘어 가고, 집에 오면 도대체 무엇을 보고 얻었는지 헛갈리는 경우가 많다. 박람회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부스 배치도를 미리 확인하고 참여 업체 리스트도 검토해 봐야한다. 대개 같은 제품·업종군의 업체들이 함께 배치되는 경우가 많으니, 큰 그림으로 체크해 자신의 동선을 미리 짜두는 것이 좋다. 건축박람회 관람에서도 시간 관리가 생명이다. 집짓기 과정을 이미 공부했다면 자신이 집을 짓는 흐름대로 분야별 3개업체는 필수로 관람한다고 생각하고. 해당업체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공부를 한 뒤 시간을 배분하여 관람하는 게 좋다. 이 책의 후반부에 나오겠지만 골조의 비교를 위해 나오겠지만 골조에 대해 궁금하다면 콘크리트 구조, 경량목구조-중량목구조, 스틸하우스-ALC구조까지 크게 3가지 종류를 하루 정도의 시간을 할애해서 검토하는 게 좋다. 

사실 콘크리트 구조로 집을 짓는 회사들은 건축박람회에서 찾아보기 쉽지않다. 그 시장은 굳이 박람회까지 나와서 영업을 하지 않아도 영업이 되는 시장에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간혹 목조주택을 주로 짓는 집짓기 회사에서 콘크리트 주택도 시공한다고 광고하는 경우가 있으니 참고해볼만 하다. 통상 평당 100만원 정도 더 부른다. 시공자의 품질에 크게 영향을 받지않고 도면대로만 시공한다면 누가 붙어도 중간은 가는 골조가 콘크리트 골조라고 보면 된다.  

경량 목구조와 중량 목구조, 이른바 경목과 중목은 같은 목구조이지만 단가부터 많은 차이가 난다. 중량 목구조는 일본에서 들어온 자재를 사용하여 ‘프리컷(미리 공장에서 정교하게 재단)’이라는 공법을 사용하여 집을 짓기 까닭에 아직 능숙한 기술자가 국내에 보편화 된 상황은 아니다. 일본에서 자재를 선정해서 일본 프리컷 공장에서 가공을 해오거나, 가공만 국내에서 하거나 하는 경우인데 평당 600만원이 시작 점이니 아무래도 비싸다. 시공 방법에 따라 재래식 공법과 철물 공법으로 나뉘는데 당연히 튼튼해 보이는 철물 공법이 더 비싸다. 

경량 목구조는 미국식 목조주택으로 가장 보편화된 방식인데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해야할 것이 같은 경량 목구조라하여 이동식 주택/모듈러 주택과 일반 경목구조 주택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평당 300만원 내외를 부르짖는 이동식 주택/모듈러 주택은 공장에서 미리 대량으로 만들기 때문에 싸다고 하는데. 꼭 그래서 싼 건 아니다. 아무래도 품질 면에서 차이가 있다. 일반 목조 주택에 비해서는 극복해야할 숙제를 안고 있다. 평당 500만원 내외부터 600만원을 부르짖는 경목 주택 전문 회사가 왜 서브 브랜드를 만들어서 별도로 상품을 판매하는지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스틸하우스와 ALC 주택은 사실 시공사의 시공 품질에 따라 편차가 커서 쉽게 말을 못하겠다. 통상 철근 콘크리트 주택과 유사한 평당 가격대를 말하는 스틸 하우스는 중목 구조의 그것처럼 공장에서 가공하여 현장에서 조립하는 건식 공법이다. ‘철’이라는 물성이 갖는 특성을 이해하고 그것을 보완할 계획을 적절히 구사한다면 꽤 경쟁력이 있는 골조이나 제대로 하면 비쌀 수 밖에 없다. 흔히 조립식 주택을 지을 때 사용하는 경량 철골 구조와 헛갈리면 안된다. 또한 1세대 스틸 하우스 시장은 여러 가지 하자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가 최근 기술적 보강이 된 업체들의 선전으로 다시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ALC의 경우도 평당 300만원 후반대부터 시작하는 시공사와 600만원부터 시작하는 시공사 두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본래 ALC 주택이 제대로 시공한다면 저렴할 수 없는 주택 골조라는 것만 언급하고 싶다. 또한 시공 과정의 시공 품질이 제품의 여하에 상관없이 주택 품질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왠만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큰 시공사가 아니라면 시공을 신중하게 생각해보길 바란다.

'골조' 라는 것은 지역의 특성과 자신이 원하는 목적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단지, 골조의 단가를 기준으로 더 저렴하게 하기 위해 선택하는 골조라면. 사실, “그런 시각으로 원하는 성과를 얻는 것은 택도 없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모든 골조가 장점이 있다면 단점이 있고 그 단점을 제대로 보완하다보면 큰 차이가 없게 된다. 보편화된 경량목구조 주택도 제대로 지으려면 실행가 평당 550만원 이하는 어렵다. 시공사의 마진까지 붙는다면 평당 600만원대 초반은 되어야 가능 할 것이다. 구조재의 등급부터 방수 방법, 골조팀장의 수준에 따라서 단가가 천차만별이다. 표준화가 되어있지 않고 동네 빌더부터 전국구 빌더까지 뒤섞여있고 공법도 누가 맞는지... 통상 IRC(International Residential Code)라고 미국 목조 주택 시공 시방을 기준으로 한다고 하나. 사실 그것에 나와있지 않은 한국화된 목조주택 시공 방법에 대해서는 누가 맞다고 하기가 참 애매하다. 협회가 있어도 그것이 나라에서 인정하는 협회는 아니다보니 서로 말이 많다. 미국 목조주택에는 그 어디를 찾아봐도 방바닥 통미장은 없다. 건식 시공 골조에 방바닥 통 미장이라니. 시작부터가 큰 어려움을 안고 시작한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지만 어쩌겠는가. 한국화 된 목조주택에는 검증을 해나가는 과정의 공법들이 지속적인 실험을 하고 있다. 기초 토대목과 스터드의 수평을 맞추기 위해서 사용하는 쐐기에 대해서도 빌더 간에 말이 많다. “도끼 쐐기는 안 되지만 스터드 간격의 평쐐기는 된다! ”부터 “쐐기를 왜 쓰냐? 수평 몰탈을 한 번 더 하거나 대패질을 해서 맞춰야 한다!” 하는 논란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재정적 여유만 있으면 1등급 자재 사용하고, 쐐기는 사용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런 공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10년 이상 목조주택으로 밥먹고 산 빌더들이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하는 현장도 여럿 있기에. 시공사의 시방이 어떤 것으로 되어있는지 확인하는 게 건축주 입장에서는 유효한 정보다.


02 | 견적 비교가 목표라면?지을 집의 도면을 들고 나서라

많은 예비 건축주들이 예산 절감을 목표로 자재의 시장단가를 조사하고자 방문한다. 그러나 무턱대고 아무 근거 자료 없이 부스별로 들어가 "이 자재 회배(㎡)당 얼마에요?” 단가만 물어보는 식은 도움이 안 된다. 일단, 도면이 있어야 한다. 아직 설계도가 나와 있지 않다면, 기존에 있는 선행 사례 중에 자신이 지을 집과 가장 유사한 도면을 확보하여 지참해야한다. 

박람회 현장에 출력해서 갖고 가라는 말이 아니다. 대화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여 그 자료를 기준으로 소통해야한다는 말이다. 도면이 있어야 해당 자재의 수량이 나오고, 수량이 나와야 품목별 비교 견적이 가능하다. 따라서, 당신은 이곳에 오기 전에 당신이 지을 집의 도면 분석이 끝나있어야 하고 핵심 주안점이 되는 자재에 대한 사양을 정하고 자재는 동일하더라도 유통마진이 다른 업체들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마진율이 적은 업체를 찾기 위해 왔어야한다. 

예를 들어, 최근 외장재로 인기있는 세라믹 사이딩 자재만 하더라도 여러 브랜드이고. 같은 브랜드를 취급하는 한국의 회사들도 여러 개다. 일본 자재상의 경우 한국의 총판에게 독점권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따라서, 거래량이 많은 자재상이 아무래도 경쟁력이 있다. 같은 두께라고 하더라도 품명, 모델에 따라 도매 단가가 다르기 때문에 건축 박람회에서는 ‘톤과 디자인, 색을 정하고 가장 저렴하게 줄 수 있는 모델’ 을 탐문하는 것이 유효한 가격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대중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모델이 도매가가 저렴하다. 또한, 소비자 티 내지 말고 업자라고 하고. 적어도 가기전에 개인사업자로 ‘신축회사’ 하나 정도 설립하고 간다면 당신이 그토록 궁금해 하던 ‘업자 가격’을 알 수 있다. 업자 가격을 알기 위해서 사업자 사본 파일이 필요한데 굳이 설립하지 않아도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업자 친구가 있다면 지혜롭게 행동하면 된다. 

비교 견적은 동일 품목당 3개가 적당하다. 즉,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가 수립되어 있어야 시간 낭비를 덜 할 수 있다. 따라서, 업체에 들어가 담당자와 인사를 나누고 그 자리에서 견적을 받으려는 성급함은 버리는 것이 좋다. 서로 통성명하고 자초지종을 설명한 뒤 자신이 도면을 보내줄테니 견적제안을 해달라고 하면 박람회가 끝난 주간 정도에 피드백이 올 것이다. 그렇게 산출해주는 가격정보가 대개 쓸모 있다. 


03 | 건축비 좌우하는 자재 - 지붕재, 외장재, 창호 비교 검토는 필수다

 건축비는 지붕재, 외장재, 창호에서 큰 차이가 난다. 앞서 짚었듯 건축박람회의 방문 목적이 비용절감이라면 같은 품질 등급 내에서 가성비 좋은 자재를 변별해 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예산 범위 내에서 사용할 자재를 잠정적으로 정하고, 박람회 부스를 다니며 실제 무게나 크기, 색상 등을 둘러봐야 한다. 흔히 ‘나까마’ 라고 해서 국내 공장에서 만들어진 창호 프레임에 수입 브랜드만 붙여서 판매하는 제품도 빈번하니 꼭 제조 원산지를 확인하기 바란다. 

견적은 앞서 말했듯 ‘회배(㎡)’당 단가만 가지고 단순하게 알아보면 안 된다. 골조에 따라 부자재나 시공비 차이가 날 수 있으니 부대비용이 얼마나 드는지도 산출해야 한다. 또한 시공 물량을 체크할 때는 로스율을 감안해서 물어봐야한다. 예를 들어, 세라믹 사이딩의 경우 코너재가 비싸기 때문에 면적당 가격이 아니라 도면을 주고 들어가는 부품의 합을 구한 뒤 견적을 받아보는 것이 유효한 가격정보가 된다. 분명히 업자는 시공비 포함해서 회배당 15만원 내외라고 했는데 실제 알아보니 회배당 3-4만원이더라! 헐!!! 이런식의 호들갑을 지양하기 바란다. 실제 시공을 하기 위해 들어가야 하는 다양한 자재가 있으니 꼭 도면을 주고 패키지 견적을 받아보기 바란다. 디자이에 따라 버려지는 면적이 많아져서 생각보다 외장재의 물량 단가가 많이 나온다면 자재의 로스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디자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당신이 손에 쥐고 있는 도면은 “돈을 멘토로 한다” 라는 사실. 그 명분이라면 건축가를 설득하는 일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또한, 보편적으로 시공 가능한 자재인지 확인해야 한다. 건축자재가 수입산인 경우, 간혹 운좋게 제품을 저렴하게 구한다 해도 한정된 시공인력 확보에서 비용이 더 들어갈 수 있고 시공 능력이 떨어지는 시공자를 만날 경우 자재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 시공할 당시는 모르지만 추후 A/S시 원활한 소통이 안되서 속칭 ‘개고생하고 뚜껑 열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회사 차원에서 컴플레인해도 듣는둥, 마는둥 하는 경우가 빈번한데. 당신이 몇푼 아끼겠다고 해당 부분의 자재만 직영 시공을 하는 순간. 그 모든 책임은 건축주 자신이 져야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바란다. 따라서 전문적인 시공 인력의 수급 가능 여부와 비용을 반드시 검토해야한다. 

"특별하다는 말은 보편적이지 않으니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고생과 비용손실을 감안하라"


는 속뜻을 지니고 있다.


04 | 화려한 포트폴리오 대신 매뉴얼과 시스템이 있는지 먼저 살펴라

건축 상담을 위해 시공사 부스를 방문하게 되면 실적을 전시해 놓은 수많은 시공 사진과 매출 혹은 업적을 기념하는 각종 기념 홍보물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 시공사가 정식 직원을 모두 채용해서 직영 시공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공 사진은 같이 일했던, 혹은 일할 수도 있는 소장의 포트폴리오로 봐도 무방하다. 소장들은 전속으로 활동하지 않고 프리랜서 타입으로 일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진 속의 멋진 집을 지은 소장이 바로 내 집을 지어줄 수 있는 것이 전제가 되지 않는다면, 계약을 할 때 당장 내 집을 지어줄 소장을 기용하고 관리할 회사의 시스템에 대한 검토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 “평당 얼마면 돼요?” 류의 질문은 자신이 건축박람회에 이제 막 입문한 하수임을 드러내는, 바가지 쓰기 딱 좋은 건축주로 비춰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즉, 시공사 부스 방문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회사의 자산 규모, 공사 자금 관리(공사자금을 현장별로 별도 관리하는지 돌려 사용하지는 않는지, 집을 짓는 과정에서 어떻게 진행과정을 보고받을 수 있을지)보고는 서류로 확인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현장을 관리하는 기술 매뉴얼은 있는지, 있다면 공사과정에서 검수 매뉴얼을  공개해줄 수는 있는지, 분쟁과 하자가 발생할 경우 어떻게 해결을 해주는지 등 시공을 책임지는 회사로서 직무와 소임을 다할 수 있는 시스템이 어떻게 구축되어 있는지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게 아니라면 개인과 일을 하지 무엇을 이유로 돈을 더 주고 회사와 일을 하겠는가?

"일개 개인과 일을 한다면 
당신이 사업주 자격으로 용역비를 지급하고 고용하는 것이고, 
시공 회사와 일을 한다면 당신은 고객 자격으로 이용료를 지불하고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소비자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고 행사하기 위해서도 ‘집짓기’ 라는 프로젝트의 특성상 공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05 | 모델하우스를 볼 때는 실제 건축비와 옵션 항목을 확인해라

요즘은 시공사가 모델하우스를 갖고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최신식으로 지어진 단독주택을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는 기회라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모델하우스는 아파트를 분양할 때와 마찬가지로, 눈길을 확 끌 수 있게 스타일링 되어 있다. 예를 들면 간혹 모델하우스 내부 가구의 사이즈를 줄여 실내 공간을 더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내기도 한다. 말 그대로 견본주택 연출용이라는 뜻이다. 

또한, 내부에 꾸며진 대부분은 모델하우스 가격에 포함되지 않은 것들이고, 외부의 테라스, 포치 등의 서비스 면적도 옵션일 확률이 높다. 건축비에 대해 물을 때 반드시 ‘포함 항목’과 ‘빠지는 항목’에 대해서 확인이 필요하다. 그런데, 대부분 상담을 담당하는 영업사원들은 보험회사 영업사원들처럼 달달 외워서 나와있는 경우가 태반이라 기술상담이 가능한 직원을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유효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간혹 모델하우스로 출품한 주택을 할인 판매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명분이 무엇인지, 실제로 이동 설치했을 때 문제는 없는지, 혹 문제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책임져줄 수 있는지 명시해야 한다. 세상에 싸고 좋은 집은 없다. 저렴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감내할만한 용기가 있어야 이후 분쟁에 시달리지 않게 된다. 모든 ‘당했다’의 시작은 ‘일방적인 기대’ 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참고로, 필자는 그 어떤 경우에도 모델하우스로 나온 집은 그냥 준다고 해도 실제 거주 목적으로는 받을 생각이 없다. 


06 | 건축주의 내공을 올려줄 <집짓기 세미나> 에 집중하라

 다양한 아이디어가 총 집합되는 건축박람회. 어떤 이들에겐 정보의 장이 되고, 예비 건축주들에게는 자재나 시공사 선택에 있어 중요한 자리지만 대부분 건축주는 비전문가라 가이드가 필요하다. 아는 만큼 보이고, 모르면 당하고 손해 볼 수밖에 없는 업계가 주택건축 시장이기 때문이다. 건축주들을 위해 건축박람회 주최 측에서는 다양한 세미나를 진행한다. 그런데, 대다수의 세미나는 자재 홍보나 업체의 광고를 위해 만들어진 세미나이거나 업자들을 위한 기술 세미나, 영업 세미나다. 건축주 입장에서 실제로 내공을 쌓을 수 있는 세미나는 없었다. 

이런 취지로 필자는 ‘경향하우징페어’를 주최하는 이상네트워크와 ‘월간 전원속의 내집’의 후원을 받아 2016년 4월, 제주에서 첫 세미나<절대 손해 안보는 집짓기 노하우>를 진행했다. 집짓기에도 ‘국어,영어,수학’과 같은 과목이 있다는 설정 아래 ‘집짓기 사업계획서, 집짓기 세무, 집짓기 법무’ 수업을 진행했고 이 모습을 촬영하여 유튜브에 게시했다. 결과는 6월 서울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대 폭발로 나타났다. 4시간에 가까운 세미나를 듣기 위해 바닥에 주저 앉고, 서서라도 듣겠다는 예비 건축주들의 호응으로 그해만 해도 대구, 부산 다시 제주까지 세미나가 이어졌다. 동영상 강의를 보고 친친디 온라인 까페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나, 둘 모이더니 어느덧 3000명이 넘었다. 예상 그 이상의 반응이었다. 

2017년에는 “늘 당한다고 호소하는 예비 건축주들을 구하러 나타났다” 는 다소 재미있는 이름의 ‘건축 어벤저스 슈퍼위크’를 제주, 광주, 서울, 일산, 대구, 부산에서 진행했다. 건축어벤저스는 주택 사업기획, 설계, 시공, 건축 사업 관리, 금융, 세무, 분쟁 관리, 하자 관리의 달인 등을 비롯 해당 지역의 건축가 발굴과 소개의 장이 되었다. 세미나는 한 주간 페스티벌처럼 진행됐고 잡지를 통해서나 만나보던 주택 건축에 대한 전문가 그룹과 일반 건축주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선보였다. 역시 결과는 가는 곳마다 만석 행렬을 이루었다. 그 여파로 <건축어벤저스 건축사사무소>도 설립되어 다양한 건축가들의 작품 전시가 서울 역삼동에 마련된 하우스 라이브러리 상설전시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건축주들이 원하면, 
그 바람들이 임계치(물이 끓게 될 때의 온도)에 도달하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반드시 나타나게 되어있다"

 2년간 전국을 돌며 수많은 사람들을 직접 만났다. 집짓기 세미나에 관심을 보이는 남녀노소 건축주들을 보면서 필자는 생각했다. 이 ‘세미나의 내용들을 잘 정리하여 책으로 출간해서 더 많은 이들과 집짓기 노하우를 공유해야겠다. 그리고 널리 알려 필자의 건축주 시절과 같은 <나똘똘 건축주>와 같은 시행착오를 줄이는데 앞장서고 싶다’ 그래서, 그 결심을 이제야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적어도 정보의 비대칭 문제만 해소된다면 전국 방방 곡곡 수많은 현장에서 전개되는 갈등과 오해에 대해 많은 시간과 예산이 절감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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