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장] 2. 집짓기는 답사로부터 시작된다 : 네이버 포스트
“현장에 답이 있다” 라는 말이 있다. 토지 매입의 단계에서 답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 일반인이 토지 답사를 나선다는 건 원하는 지역에 찾아가 차를 타고 주변을 둘러보다 인근 부동산 서너 군데, 단순 탐문하는 수준을 벗어나기 어렵다. 요즘 땅을 구하는 트렌드는 인터넷으로 손품을 팔고 어느 정도 마음을 정한 뒤 사진과 현장의 차이를 확인하고자 답사를 간다. 그런데, 여기서 판단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을 때는 오로지 감성에 의지하거나 당장 눈에 보이는 숫자(가격)에 현혹 되는 경우가 많다. 자, 당신이 어디서부터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지 처음부터 한 단계씩 점검해보기 바란다.
요즘은 온라인 지도서비스가 워낙 잘 되어 있어서 현장에 가기 전, 내 손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지도와 위성사진을 겹쳐놓아 주변여건, 건물배치 등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고, 게다가 도로 위를 클릭하면 클릭한 위치에서 실제 서있는 것처럼 사방으로 사진을 볼 수도 있다. 지도서비스를 통해 파악해 둔 주소를 입력하고, 길 찾기를 통해 필요한 곳마다 차로 걸 리는 시간 등을 일일이 확인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이 모든 것이 포털 사이트의 지도 서비스만으로 한 번에 해결되는데 굳이 PC를 켜지 않아도 스마트폰 앱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1단계 : 토지이용규제 정보서비스(http://luris.mltm.go.kr)에 접속하여
토지의 기본 정보를 확인하라
면적이 얼마인지, 어떤 용도지 역· 용도지구· 용도구역인지, 지목이 무엇인지, 어떤 모양인지, 맹지는 아닌지, 어떠한 법들에 의해 어떠한 규제들이 있는지 토지이용규제 정보서비스에서 한번에 확인이 가능하다. 국토해양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토지이용규제 정보서비스는 하나의 토지에 여러 종류의 지역·지구가 중첩 지정됨에 따라 국민이 개별 토지에 지정된 행위제한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워 이와 관련한 민원 및 문의가 다수 발생하여 구축되었다고 한다. 앞서 말했듯 사용자들의 서비스 요청이 결국 서비스를 만들어낸 셈이다.
2단계 : 대한민국 정부 전자민원 포털서비스(www.minwon.go.kr)에 접속하여
건축물 대장, 등기부 등본을 확인하라
일단 땅의 주인이 누군지 확인해기 위해 등기부 등본 열람이 필요하다. 등기부등본 열람만으로도 현재 해당 토지 지주의 재정적 상황도 추측해볼 수 있다. 마음에 드는 땅인데 등기부등본 상 세무서나 금융권이나 개인의 근저당 설정이 최근 발생한 이력이 있다면 심리적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땅에 구옥이 있다면 건축물대장 확인도 필수다. 토지이용규제 정보서비스에서 토지에 대한 정보를 살펴봤다면 토지 위에 건물이 있는 경우, 건축물 대장에서 그 건물의 면적은 얼마인지, 언제 지어졌는지, 그리고 구조는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다. 이 때 눈여겨 볼 항목은 건축물의 주요 구조가 무엇인지, 지붕의 구조는 무엇인지 등이다. 구조와 지붕 구조를 확인하는 이유는 일단, 철거 때문이다. 지붕이 슬레이트로 표기되어 있는 경우는 철거 시 관련법에서 정한 석면 철거 관련 법규를 준수해야하며 별도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지자체 별로 석면 철거에 대해 지원해주는 제도가 있으니 함께 알아보는 것이 좋다.
또한 건물의 허가, 착공, 사용승인일자도 알 수 있어 리모델링을 고려할 경우 판단에 유효한 정보를 획득하게 된다. 오래된 건물의 경우는 사용승인 일을 통하여 건물의 노후화 정도를 판단해 볼 수 있다.
3단계 : 온나라 부동산정보 통합포털(www.onnara.go.kr)에 접속하여
토지의 미래를 가늠해봐라
땅의 가치는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정부에 의해서 혹은 주변 개발업자들에 의해서 혹은 개인에 의해서 지속적인 변화를 맞이한다. 이중 가장 상위에 있는 권력은 바로 정보의 개발 계획. 주변 개발 정보는 국토해양부에서 운영하는 온나라 부동산정보 통합포털(www.onnara.go.kr)을 참고하면 된다. 필지 주소를 넣으면 검색필지의 대지 경계가 빨간색으로 표기되고, 우측 부동산 정보란에 지목, 면적, 공시지가, 토지이용규제정보 및 건축물정보가 한눈에 나타난다. 따라서, 온나라 부동산 정보는 주변의 개발정보를 알아보는 데 유용하다. 시도별 개발정보를 검색하 여 주변에 어떠한 개발이 있는지, 있다면 현재 어떤 단계인지 확인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각종 부동산 통계를 제공하고 부동산 관련서비스들(인터넷등기소, 개별공시지가, 매매·전월세 실거래가 등)이 링크되어 있어 편리하다. 이러한 무료 서비스들로 손품을 먼저 팔았다면, 이제 부릉 부릉! 시동을 걸어야 할 때다.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배산(背山), 임수(臨水), 접도(接道), 남향(南向)을 집터의 중요 한 요건으로 꼽았다. 즉 뒤로 산을 등지고 앞으로 물이 흘러 조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로에 근접해 이동이 쉽고 볕이 잘 드는 남향이라야 적정지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두루 조건을 갖춘 땅은 찾기도 힘든 데다, 이미 주택이 들어섰거나 땅값이 만만치 않다. 따라서 모든 조건을 갖추지 못했더라도 한두 가지 마음에 드는 구석이 있다면 그곳을 선택 하는 게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는 지름길이다. 비교를 위해서는 기준이 있어야하며 나름의 평가 요소를 기록한 채점표를 만들어서 자신만의 토지 평가 리스트를 만든다면 선택에 도움이 된다. 도심지 토지 선택 노하우는 다음 챕터 ‘주변의 집짓기 사례가 답안지다’에서 주로 다루기로 하고 먼저 전원주택 부지의 적정성 검토부터 시작해보겠다.
다음의 항목 중 6개 이상 체크가 된다면 왠만하면 그 토지는 피하는 게 좋다.
집터로 피해야 할 곳
다음의 항목 중 6개 이상 체크가 된다면 일단 후보리스트에 올려도 좋다.
집터로 바람직 한 곳
자, 검토한 토지들을 1차적으로 걸러냈다면 이제 예선을 통과한 토지들을 대상으로 본선을 치룰 차례다.
2차적으로 다음의 사항에 영향을 받는지 확인해보자.
첫째, 진입로를 검토하자. 이른바 ‘맹지(盲地)’란 도로와 맞닿은 부분이 전혀 없는 토지로, 일단 주택이 들어설 자리는 아니다. 그러나 싼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보니, 사람들은 맹지를 사서 진입로를 확보 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때는 토지 매입 전, 반드시 진입로 확보를 전제로 한 계약이 이루어 져야 한다. 차선책으로는 현황도로를 측량하여 인근 토지(도로에 편입된) 소유주들에게 사용승낙 동의를 얻으면 된다고 쉽게 말하는 부동산 업자가 있지만 만약 안 되면 방법이 없다. 이도저도 안된다면 땅 구입을 포기 하는 것이 뒤탈이 없다.
맹지가 아닌 경우에도, 진입로가 너무 협소하거나 경사가 심하거나 하는 경우 일상생활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공사비 증액에 원인이 된다. “도로의 폭과 경사도”를 염두에 두자. 겨울철, 눈길의 경사로는 상상만 해도 쉽지 않다. 예를 들어, 평당 450만원이면 공사할 부지가 평당 600만원 이상을 훌쩍 넘을 수도 있다. 덤프트럭이나 펌프카가 들어오지 못하는 도로라면 일일이 인부들이 들고 날라야 한다. 한 예로, 지적도 상 도로는 3미터 이상이지만 실제는 3미터가 채 안되어 공사에 필요한 철근을 지게차 둘이서 나눠태워 살.살.살.살- 묘기를 부리듯 운반하며 공사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공사비 할증? 어마무시 했다. 건축주는 이럴 줄 알았으면 이 땅을 안 샀을 거라며 가슴을 쳤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둘째, 전원생활을 꿈꾸는 이들의 그림은 그야말로 제각각인데, 그중에는 유독 누구에게도 방해를 받지 않는 동떨어진 임야를 고집하는 사람이 있다. 임야가 농지를 활용하는 것보다 수월하고 지가도 저렴한 장점이 있으나, 대부분은 덩치가 큰 편이라 구미에 맞는 매물을 접하기 가 쉽지 않다. 설사 적당한 규모의 임야를 구입하더라도 경사가 심한 곳이라면 당장 진입로는 둘째 치더라도, 터를 다지기 위한 대대적인 절토와 성토는 물론 축대, 옹벽 등 토목공사에 상상을 초월하는 비용이 들 수 있다. 제주도 일부 토지는 더욱 그러하다.
도로보다 낮은 토지라면 심사숙고해보자. 도로보다 낮은 대지는 지반을 높이는 별도의 토목공사가 추가될 수 있다. 따라서, 지금 토지 매매 가격이 내가 지불해야 할 전부가 아니라는 말이다. 부동산에서 이 정도는 성토하면 되요~ 얼마 안 들어요! 쉽게 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얼마 안하는 그 돈! 부동산 중개업자가 자신의 수수료에서 감당해줄리 없으니. 주변 토목업자 최소한 3군데를 통해서 실질적인 비용을 확인해보기 바란다. 당신의 주먹구구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
여기에 ‘통신과 전기’ 부분을 빼놓을 수 없다. 기존에 서있는 전봇대나 전신주로부터 일정 거리를 넘어서면 추가적인 가설비용을 자비로 부담해야 하는데, 심한 경우, 몇 천 만원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사전에 해당기관에 문의하여 정확한 비용을 산정해봐야 한다.
"건축주가 집짓기 사업 예산에 배정해야 할 토지 비는
건축을 목적으로 하는 토지를 구입하는 것이기 까닭에
실제 토지가격 + 건축을 시작하기 바로 전까지의
모든 부대 토목비 + 관련 세금비용이
예산 기획 시 모두 반영되어야 한다.
그게 실제 토지 가격이다."
셋째, 토지를 구매하는 목적은 신축을 위한 것이기에 토지에 건축을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당장 ‘나는 크게 안 지을 것이니까 상관없어.’ 라고 속단하지 말자. 당신이 구매하는 그 토지는 언젠가 누군가에 팔려야 할 땅일 수도 있다. 같은 규모의 땅이라도 대지여건에 따라 주택의 형태나 배치가 달라질 수 있으며, 건축할 수 있는 최대면적도 변경될 수 있다. 따라서, 건축을 전제로 이왕이면 토지 이용률이 높은 토지, 건폐율과 용적률이 큰 토지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넷째, 또한 토지에 구옥이 있다면 지상권 확인까지 해야 한다. 절차상으로나 비용 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접근은 리모델링인데 일정 조건만 갖추면 과세에 대한 부담이 적고, 이미 건축물의 형태를 갖추었기 때문에 각종 인허가 관계도 까다롭지 않다. 요즘은 구옥을 주거용이 아닌 상업용 카페로 리모델링해서 신축 대비 탁월한 수익률을 거두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마음에 딱 들어맞는 구옥을 찾기가 힘 들고, 리모델링은 커녕 구조 보강 검토를 하다보면 허물고 신축을 해야 할 정도인 경우가 다반사기 때문에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육지보다 건축비용이 130% 수준을 넘나드는 제주도에서 특히 인기 있는 농가 리모델링의 경우, 구조적으로 안정성을 장담할 수 있고, 평당 백만 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개보수가 가능하다면 상품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농가를 선택할 때는 특히 대지와 주택의 소유주가 일치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땅주인과 주택 소유주가 별개인 경우, 난데없이 집주인이 나타나 지상권을 주장하면 해결하기가 녹록지 않다. 이를 예방하려면 마찬가지로 토지대장, 건물등기부등본, 건축물대장, 가옥대장 등을 꼼꼼하게 확인해봐야 한다.
다섯째, 남향집이 좋은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으나, 여의치 않다면 동쪽으로 창을 낼 수 있는 대지인지 확인해야 한다. 이 경우에도 건축가의 도움을 받아야한다. 이런 문제로 인해 토지를 매입하기 전에 함께할 조직을 구축하라고 하는 것이다. 현장 답사에 함께하지는 못하더라도 온라인으로 의견을 구할 수 있는 정도의 관계면 된다.
여섯째, 도시나 읍 등에서 적당한 거리에 위치하여 20∼30분 내 병원에 갈 수 있거나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는가 등도 확인해야 한다. 분양을 할 때 주변 인프라에 대해 목청 높여 강조하는 이유를 떠올리면 이 분야가 왜 중요한지 깨우칠 수 있을 것이다.
일곱째, 혹할 만한 가격에 먼저 잡는 사람이 임자라고 부동산에서 침을 튀길수록 토지의 권리 관계를 정확히 짚어보자. 싼 게 비지떡일 수 있다. 주변 시세보다 너무 싼 땅은 다 이유가 있다. 누구나 자기 땅을 제값을 받고 팔고 싶다. 따라서 서류상에 미처 확인 못한 권리 관계들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여덟째, 혐오시설이나 구제역 매몰지가 있는지 확인해보자. 주변에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공장이 있는지, 인근 하천의 물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진 않는 지 점검해봐야 한다. 특히 해마다 등장하는 구제역 파동으로, 많은 가축이 살처분되어 매몰된 땅들 이 있다. 매몰지인지 아닌지 확인해보고 싶다면 온라인에서 매몰지 지도를 검색해 보고 이를 꼭 확인한다.
아홉째, 주변에 군부대나 골프 연습장이 있는지 알아보고 사격 훈련 혹은 골프 연습으로 인한 소음이 어느 정도인지도 이웃들에게 물어본다. 요즘은 창호의 성능이 좋아 방음이 좋다고는 하지만 예민한 사람에게는 참기 어려운 소음 공해로 작용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자연 재해가 일어난 곳인지 확인해야한다. 해당 지역과 자연재해를 키워드로 온라인 뉴스 검색을 하면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잦은 침수, 홍수, 산사태 등 자연재해가 발생한 적이 있는지 살펴보고. 만약 상습침수구역이라든지, 산사태가 있던 지역이라면 바로 땡! 이다.
전원주택 택지를 본다면 겨울에 그 실체를 파악해보는 것이 좋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계절이 좋은 봄과 가을에 일반적으로 땅을 보러 다니는데, 제대로 고르려면 겨울에 돌아다니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봄, 여름, 가을에는 숲이 우거져 제대로 볼 수 없을 확률이 높지만, 겨울에는 정확하게 땅의 모양새를 판단할 수 있다. 특히 임야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도심지 근처나 역 인근이라면 이웃들 퇴근 후 시간에 방문해 주변 주차 상황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낮에는 시원 시원 통행이 자유롭던 도로가 밤에는 주차장 전쟁 지역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유흥가 혹은 상권이 형성되는 분위기의 지역이라면 낮의 분위기와 밤의 분위기가 180도 다를 수 있다. 낮에는 눈에 거슬리지 않던 간판들이 네온 싸인들을 번쩍이며 취객들이라도 흐느적거리는 어두운 뒷골목으로 변신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겪어봐야 알 수 있는 것처럼 토지 또한 일정 기간은 겪어봐야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