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끼리 하는 음악밴드

5. 우리 이렇게 신나도 되는 거지

by 꽃무릇

첫 경험의 그 짜릿함을 잊을 수 없었던 것일까?


일 년 전 경연대회 이후로 호시탐탐 새로운 도전을 노리던 우리의 정군이 따끈한 정보 하나를 들고 나타났다.


" 지난번 대회 이후로 너무 뜸했지? "

" 여기저기 밴드경연이 꽤 있더라고. 여기 한번 나가보면 어떨까"

" 어디서 하는데?"


첫 대회 출전 때 우린 하룻강아지가가 되어 겁도 없이 무대에 올랐었다. 자그마한 도전이었지만 그 경험으로 우리는 또 다른 경연을 꿈꾸게 된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또다시 기회가 온다면 두 번째는 좀 더 잘해보고 싶었을 것이다. 경연곡을 정해 그 곡에 맞는 보컬을 정하고 곡을 익히게 했다. 흥얼흥얼 따라 부를 때는 쉽던 노래였지만 악기들과 맞추기 시작하면 쉬운 곡이 하나도 없었다.


"문경에서 열리는 직장인 밴드 경연이거든"

"문경" 좋아~ 하자~"

"재밌겠다~"


"처음보다는 잘해야 할 텐데...... "


다들 그랬었나 보다. 문경대회에 참가신청을 내고 우리는 자신들이 낼 수 있는 최고의 에너지를 발산하며 연습에 몰두했다. 연습시간을 최대한 알차게 사용하기 위해서 일찌감치 모여 악기를 셋팅하고 악보 준비도 철저히 했다. 하지만 성실한 노력의 보람도 없이 어째 실력은 늘 제자리인지. 다들 아마추어들이니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도 막막했다.



괴산 친구네 연습실에서.


"우리 괴산 한번 다녀오자"

"밴드 지도도 좀 받고, 기분전환도 할 겸. 어때? "


친구가 운영하는 음악 펜션을 다녀오자. 친구는 전문적인 밴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프로이니까 우리의 문제점을 잘 지도해 줄 거야. 모처럼의 나들이로 모두들 들떠 있었다. 우리의 바람대로 괴산친구는 우리 밴드의 개선점을 잘 체크해 주었고 우리는 최선을 다해 연습에 몰두했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의 목표는 첫 번째와 다름이 없었다. 우리는 여전히 초보였기에 단지 그 경연에 참가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자는 것뿐이었다. 펜션 앞마당에서는 박군이 공수해 온 장어가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먹음직스럽게 구워지고 있었다.



경연장 앞에서 소소



처음 방문한 문경.

옛날 직장동료가 오미자주스를 주며 문경 친정에서 만들어 온 거라고 했었던가.


두 번째라 그런지 조금은 여유가 생겼다. 한 번의 경험이 이렇게 사람을 바꾸어 놓다니 웃음이 나왔다. 우선 의상도 조금 신경을 썼으니, 무대에 오르려면 반짝이가 조금은 들어가야 한다고 해서 그것도 염두해서 입었다.


"살다 보니 이런 일도 다 있다. 그렇지?"


경연장에 도착하고 순식간에 분위기를 파악한 우리는 두리번거리며 구경하기에 바빴다. 문경 대회는 대학팀, 현역프로팀, 직장인팀등 꽤 많은 팀이 참석했다. 대회는 일박이일로 진행되었는데 하루는 예선, 그다음 날은 본선을 치르는 일정이었다. 주최 측에서 참석한 모든 팀의 숙소까지 준비해 주었고 상금도 꽤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어쩌다 우리의 신청이 받아졌는지 의아했을 지경이다.


"팀의 구성이 독특해서일 거야"

"우리들 나이의 합이 600살이니 신기했었나?"


예선을 치르고 저녁 내내 그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꽃을 피운 우리는, 다음날 본선구경을 하러 다시 경연장을 찾았다. 초대가수는 이미 노래를 하고 가셨는지 안보이신다. 아쉽다. 한참 불꽃이 튀는 본선현장을 뒤로 한채 집으로 향하는 우리들은 서로를 대견하게 바라보았다.


"우리 이렇게 신나도 되는 거지?"

"그럼 그럼~~"



우리 이렇게 신나도 되는 거지?



창밖 가로수의 짙은 초록잎이 싱그러운 멋을 내며 스친다.

우리의 젊은 한때가 그랬던 것처럼.

붉게 물들어 가는 가을낙엽은 어떤가?

요즘은 석양의 긴 그림자 같은 붉은색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우리의 중년도 그렇게 되기를......


이제 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언제나 그랬던것처럼 ..


늘 각자의 방법으로 소소를 위해 희생해 주는 모든 친구들에게 감사를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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