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끼리 하는 음악밴드

4. 고향 같은 친구들

by 꽃무릇

취미모임으로 매주 한 번씩 모인다는 것이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들은 우이동 연습실을 기준으로 대충 한 시간씩은 떨어진 곳에서 살고 있었으며, 주중엔 모두 일을 하고 있던 터라 어쩌면 주말 하루쯤은 쉬어 주는 게 답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고맙게도 친구들은 정말 열심히들 참석해 주었다. 특별히 집안 행사나 피치 못할 사정이 생기면 어쩔 수 없었지만 그런 경우를 제외하고는 참석을 원칙으로 했다.


우리는 오십여 년 전 흙먼지 날리는 운동장에서 함께 뛰고 놀았던 기억을 나누었고, 학교 입구 모퉁이 우리 문방구가 지금도 그 자리에 있다고 반가워했으며, 교문 앞 참기름집 주인아저씨가 탤런트였다는 사실과 운동회날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해 수돗가에서 물로 배를 채웠다는 친구의 사연도 들을 수 있었다.


꼭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었던 모임이었기에 연습은 늘 자유로웠다. 예약된 두 시간을 빈틈없이 채우는 날이 있는가 하면, 또 어떤 때는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한 시간 이상은 허비하기도 했으니 이보다 더 쿵작이 잘 맞는 팀이 어디 있을까 하고 생각도 해본다. 고향 같은 친구란 말이 있다. 함께했던 어린 시절이 있어 그 시절의 나를 기억하고 어떤 말을 해도 부끄러움이 없는 편한 친구가 있다면 그런 친구를 고향 같은 친구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보기만해도 행복이 솔솔~


우린 얼떨결에 대충 만들어진 음악밴드이지만, 기특할 정도로 성실하게 모인다.

매주 한 번씩 모인 게 8년 정도가 되었고, 멤버의 변화도 거의 없는 편이다.

우린 국민학교 동창생답게 가끔 그 수준으로 아주 유치하게 싸우고 삐지고 토라지지만,

풀리는 것도 그 수준을 벗어나지 않고 속전속결이다.

우리는 해외에 있는 동창들이 고향을 방문할 때 편하게 들를 수 있는 사랑방이 되어주어

그들이 고향을 찾았을 때 외롭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같이 가면 멀리 간다는 말 참 멋지다.

우리도 그렇게 오래도록 멀리 같이 갈 수 있도록 같이 애쓰는 중이다.


징글징글한 더위도 이제 그 끝이 보이는 듯.

멋진 연주를 위해 다시 한번 화이팅.

남은 더위도 조심하고 친구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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