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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보 Apr 09. 2018

담배 피웠을 때의 추억

사실 담배보다 라이터가 더 진하게 남는 것 같지만요.

조금 취미라는 카테고리에서 돌아볼 때 이상하여진다는 생각을 하지만

저는 과거 담배를 피웠답니다.

그것도 하루에 3~4갑을 피우는 제법 골초였답니다.

 

체력적인 면에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군대에서 살짝 배운 입담배가 설마 그렇게 무식하게 발전하게 될지는 저 자신도 몰랐습니다.

 

물론 그렇게 많이 피우게 된 원인은 알고 있었습니다.

1. 담배를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아 담배자판기가 있는 일본으로 갔다.

2. 습관성으로 입에 담배를 물고 있었다.

입니다.

 

실제 나중에 담배를 끊고자 결심을 했을 때 저는 바로 끊을 수 있었습니다.

완전히 습관적으로 입에 물고 있었다는 것이지 좋아서 쪽 쪽 빨았던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런 것 외에도 저는 담배 피웠던 것을 즐거워했었습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이 녀석을 가지고 노는 재미가 쏠쏠했다는 점이겠지요.

방구석을 뒤져보면 나오는 몇 안 되는 아이템 중 하나인 듀퐁 라이터입니다.

제법 액세서리도 들고 다녔어요.

휴대용 담배 케이스와 휴대용 재떨이, 라이터 지갑, 크리스털과 은으로 만든 재떨이 등등.

 

그리고 가지각색의 담배를 만나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보면 나름 큰돈 들여서 즐긴 사치로운 시간 중 하나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요새는 담배 브랜드 이름도 가격도 잘 모르기 때문에 브랜드 이름으로 무슨 소리를 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엄청나게 많은 담배를 수입하던 일본에서(더불어 자판기까지 있는)

장시간 굴리다 보니 제법 많은 애들을 피워보았습니다.

 

하나 아쉬운 것은 취미로 생각하지 않고 그 담배들을 따로 컬렉트 해두지 않은 것이지요.

아시다시피 저는 취미들을 나름대로 정리해서 텍스트로 만들어 두었는데

설마 하는 생각에 담배 쪽은 남겨두지 않았답니다.

 

나름 지포나 던힐, 듀퐁 라이터 컬렉션도 했고 휴대용 재떨이이나 담배 케이스, 관련 액세서리 등을

조금씩 모아보기는 했지만 그것을 자료로서 남겨두지 않은 것은 나름 불건전한 취미라고 해도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그나마 조금 싸게 담배 세계를 경험했다고 하지만 하루 4갑 정도를 피웠던 것을 생각하면 확실히 여타 취미에 비해서 굉장히 급격하게 소비된 취미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대충 생각해보아도 약 80종이 넘는 담배 브랜드와 10여 종이 넘는 시가를 피웠고 이런저런 애들을 만나면서 나름 취미 로운 흡연을 즐겼다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지금에 와서는 어떤 웬수들을 만나더라도

흡연보다는 금연을 권장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체력적인 부담과 더불어 입맛, 건강, 정신 위생에 있어서 무척 좋지 않고 금전적인 부담까지도 안겨주는 애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기 때문입니다. 담배도 안 피워보고 뭐라고 하는 것보다 죽어라 피워보고 이런 소리 하는 것이니 충분한 조언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을 합니다.

 

아무리 땡~~ 하는 듀퐁 라이터의 소리가 매력적이고 다양한 지포 라이터의 디자인들이 유혹을 하더라도, 수많은 신형 담배들이 미묘한 디자인과 맛을 가지고 악마 같은 손길을 뻗어온다고 해도 건강보다 좋을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전에는 전혀 운동 같은 것 안 해도 나름 힘쓰고 다녔는데 확실히 담배 골초가 된 후로는 비실거렸답니다.

그것을 회복하는데 금연하고도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지요.

 

비록 여기서는 추억이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제가 클럽이나 나이트로 놀러 다니면서 제일 힘든 부분이 바로 담배연기라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무신경하게 뻑뻑 피우고 다녔지만 피우지 않는 상황에서 다니다 보면 정말 10여 분도 안되어서 목이 매이는 고생을 합니다. 어찌해서 그런 것을 그리고 피우고 다녔는지 저 자신도 이상하게 느껴지지요.

 

지금은 담배를 피웠던 추억이라고 말을 하지만 나름 피울 때는 모르는 고달픔이라는 것을 금연하고 난 후에

알게 되는 것을 보면 역시 인간은 아픔을 겪고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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