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빠이빠이
이미 아는 분들은 아는 이야기지만 일본 토에이(東映) 에서 유튜브 채널을 공식으로 하나 내놓았습니다.
'토에이 특촬 월드 오피셜 사이트'로 개설된 이곳은 본래 토에이에서 올해 안에 만들어 놓으려고 하던 것을 조금 앞당겨 오픈한 것입니다.
덕분에 현재는 대부분의 콘텐츠가 전부 공개된 것이 아니라 일부, 초반부만 공개되어 있고 순차적으로 에피소드를 늘려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다채로운 채널 구성에 70~80년대 일본 특촬 작품에 대한 애정이 있으신 분이라면 며칠 정도는 순삭 될 정도로 재미난 곳이 아닐까 합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 제작 업체인 토에이가 과거에 내놓은 수많은 명작, 걸작들을 생각해보면 참 많은 것들이 있지요.
대표격 캐릭터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알려진 '로봇 8짱 ロボット8ちゃん' 등이 있습니다.
예, 우리나라에서는 '쏠라 원 투 드리'로 알려진 그 캐릭터 가운데 하나이지요.
이 작품은 1981년 10월부터 1982년 9월까지 전 52화가 방송된 작품인데 저는 이중 일부만 봤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전편을 다 감상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특징이 강한 특촬 캐릭터 드라마에 토에이가 판권을 소유하고 있는 오리지널 로봇 애니메이션까지 채널에 등장했으니, 흥미롭게 접근하실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 중에서도 특징 있게 바라보는 타이틀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 작품 [마법 소녀 츄카나 빠이빠이 魔法少女ちゅうかなぱいぱい!] 입니다.
일본에 있을 때 이런저런 특촬 관련 비디오를 빌려보기 편해서 본 작품들이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이 시리즈는 정말 조금밖에 보지 못해서 대단히 내용이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비디오 렌털 점포에서 돌아보면 편집판, 총집편 같은 형태로 소개형 비디오들이 있어서 싸게 빌려볼 수 있었는데, 정작 본편 내용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는 없고, 편집판만 있어서 도대체 무슨 작품인지 알 수 없었던 경우도 있었지요.
게다가 나중에 알고 보니 '로봇8짱'을 시작으로 1993년까지 시리즈가 이어온, 전통이 있는 시리즈가 바로
'토에이 후시기 코미디 시리즈 東映不思議コメディーシリーズ' 였습니다.
사실 이 시리즈를 리얼타임으로 접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것이 시리즈라는 인식을 가지지 못했던 저에게 있어 특이한 감성을 알려준 작품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빠이빠이 인데, 지금 생각해봐도 상당히 특징이 강한 (살짝 미친듯한) 작품이 아니었나 합니다.
이 시리즈가 왜 '코미디 시리즈'인지는 아직도 좀 미묘한 감상이 들 정도이지만 그냥 막무가내식 웃기고 보자는 구성이 저연령층을 겨냥한 타이틀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초기 로봇들이 나오는 시리즈 1~6탄에 이어서 등장한 7~8탄이 탐정단 시리즈였고,
이후 9~14탄으로 이어지는 구성이 바로 그 유명한(???) '미소녀 시리즈'라는 명칭을 가지는 작품들입니다.
그 첫 스타트를 끊은 작품이 이 '빠이빠이'인데,
그때 유행을 따라 미소녀 캐릭터가 변신을 하면 중화 드레스를 입고 있습니다. 디자인적인 특징은 그것이 전부인데,
아무래도 몸매가 다 드러나는 섹시함을 강조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감상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보면 저연령층을 위한 작품군에 들어가는 것인지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이 빠이빠이는 1989년 1월부터 동년 7월까지 전 26화가 나온 작품인데 상당히 특이한 사정이 곁들여진 작품이기도 합니다.
후속작인 [마법소녀 츄카나 이빠네마 魔法少女ちゅうかないぱねま!] 를 비롯하여 11번째 시리즈 [미소녀 가면 뽀와트린 美少女仮面ポワトリン]까지 '오토메 쥬쿠乙女塾'출신 배우들이 주연을 맡아 대단히 흥행을 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이 오토메쥬쿠는 후지TV가 개설한 탤런트 육성 강좌라는 구성인데 1989년부터 1991년까지 총 8기에 걸쳐 여고생 탤런트들을 모집, 구성했던 것이라고 합니다.
저는 아이돌 관련 구성을 몰랐지만 일본에 있을 때 아이들 관련 팬심이 강렬한 친구가 하나 있어서 열심히 강좌를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부분에 대한 강좌를 기억하는 이유는 당시 [란마 1/2]에서 오프닝송을 불렀던 세노 아즈사(瀬能あづさ)가 이곳 오토메쥬쿠 출신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더불어 당시 걸 아이돌 그룹으로 이름을 알렸던 CoCo에 소속되어 있던 이야기나 라이벌 격이라고 할 수 있는 ribbon에 같은 토오메쥬쿠 출신 사토 아이코(佐藤愛子)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덤으로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참고로 뽀와트린은 제가 일본에 있던 시즌에도 열심히 재방송을 해주던 것도 있어서 기억하고 있는데 나름 인기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어린 소녀들이 관련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을 여러 번 봤으니까요.
시리즈 12번째 작품인 [후시기소녀 나일 토토메스 不思議少女ナイルなトトメス]도 나름 충격적인 구성이었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코스튬이 무시무시해서 내용은 기억에 남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찌 되었던 이 시리즈가 풍미하던 시절에 첫 스타트를 끊었던 빠이빠이는 본래 시리즈가 이끌어가던 구성에 맞추어 1년간 나갈 것으로 예상을 했었는데 주연배우가 도망을 가는 바람에 조기종영된 사연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주연 배우인 오자와 나츠키(小沢なつき)가 그 인물인데 얼떨결에 주연 배우를 맡고 제작사 사정에 휩쓸려 다니다 보니 정신을 못 차린 상황에서 그냥 그런 생활이 무서워 도망을 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진실은 그 누구도 모른다고 하겠습니다.
그녀에 대한 사실을 새롭게 인지한 것은 제가 일본에 있었던 1993년에 누드집을 발간하면서 다시 복귀한 것 때문이었는데, 역시 아이돌 관련 지식이 높은 친구가 열심히 설명을 해주어서 알게 되었습니다.
빠이 빠이 자체를 전부 보지 못해서 이 캐릭터나 배우에 대한 인상이 전혀 남아있지 않았는데 그 누드집이 상당히 잘 팔렸나 봅니다.
물론 '미아자와 리에의 산타페'를 비롯하여 일본 아이돌 누드집이라는 구성이 새로운 상품 가치를 구성하고 있던 때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하겠지만 아이돌 가수 데뷔, 주연배우에서 도망, 그래서 은퇴했다가 누드집으로 복귀, 이후에는 AV(성인 비디오)배우로로 활약을 했다고 하니 나름 파란만장한 개성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어찌 되었든 저로서는 토에이 ~ 코미디 시리즈의 새로운 장을 개척한 빠이빠이 라는 드라마를 이 채널을 통해 전편을 다 감상할 수 있게 되기를 기다려봅니다.
물론 초기 걸작 '로봇 8짱'을 비롯하여 시리즈 최고 시청률 20.5%를 기록했다는 [펫톤톤 ペットントン]과 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 시리즈는 1993년, 14번째 작품 [유언실행 삼자매 슈슈토리안 有言実行三姉妹シュシュトリアン]으로 막을 내렸다고 하는데 저는 역시 8쨩과 이 역사적인 빠이빠이 정도를 흥미롭게 지켜볼 것 같습니다.
물론 나름대로 토에이의 코미디 센스를 알아볼 수 있는 구성이기 때문에 재미있게 전 시리즈를 다 보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지만요.
물론 한동안 그 영상을 구해보는 것이 어려웠던 '교다인' 시리즈도 공개되고 있으니 이쪽에 흥미를 가지신 분이라면 에헤헤 하시겠지요.
참고로 이 시리즈의 원작은 모두 이시노모리 쇼타로(石ノ森章太郎)로 되어 있는데 그때문에 조금 다크한 구성들이 엿보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작품이라고 한다면 제가 무척 좋아하는 [미래로보 달타니어스]가 우선이고요.
지금도 영원히 사랑받은 5머신 합체 슈퍼로봇 [초전자로보 컴배틀러V]도 빼놓을 수 없는 명작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 특징 있는 디자인과 구성이 개성 넘치는 [초인기 메탈더]는 어릴 때 그렇게 초합금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싶은 마음에 들게 했고,
은근 '실사 스타일 썬버더드' 느낌 맛보게 해주는 [캡틴 울트라]는 전편을 다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번에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괴이한 이시노모리 스타일 액션 히어로를 만나볼 수 있는 [이나즈맨]도 나름 레어 스타일에 속하면서 인기몰이를 했습니다.
은근 마이너 영역이지만 스타일이 있는 [아크마이저 3]는 어릴 때 일본 TV 매거진 사진으로만 봤던 추억이 있어서 에헤헤 합니다.
물론 토에이 특촬 코미디 시리즈의 영원한 첫 작품 이것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방구석 생활이 조금 나른 해질 때 이런 채널과 함께 즐겨보시는 것도 행복하지 않을까 합니다.
재미난 취미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