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묘사력으로 스토리를 그린 작품
1988년, 이 작품 광고를 지면으로 본 이후로 무척이나 궁금했던 내용을 실제로 접하게 된 이후로 이 작품이 주는 매력에 푹 빠지고 말았습니다. 이색적인 작품이라고 말하는 이가 많았지만 역시 남성적인 재미를 강조한 작품으로서 여성독자에게 있어서 조금 혐오스러운 점이 없지 않아 보이는 눈꼴사나운 만화에 포함되기도 합니다.
당시만 해도 이 작품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그냥 무작정 주문을 해서 손에 들고 보는 수밖에 작품을 알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런 모험이 통했던 작품 가운데 하나로 저에게 무한한 기쁨을 알려준 작품이지요.
작가가 구사하는 사실적이면서 음영 짙은 작품 묘사력을 무난히 보여준 [곤 GON] 같은 작품이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이 작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는 했었지만 저에게 이 작가를 인상 지을 수 있는 대표적이며 강렬한 작품이라고 한다면 역시 이 ‘플래시’을 권하고 싶습니다.
서부시대라는 남자들의 로망을 전혀 다른 시대로 이전시켜 무적(?) 건맨이 등장하는 이 만화는 X시대에 X장소에서 벌어지는 X 같은 사건이 독자를 즐겁게 하는 여러 가지 요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저는 실험적인 요소도 듬뿍 들어있는 이 작품을 8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 [모험왕]이라는 이 작가 단편도 시리즈가 나와주었으면 하는 팬심도 생기지만 역시 매력적이라고 한다면 FLASH 세계라고 하고 싶습니다. 플래시라는 제목은 주인공 건맨으로 엄청나게 빠른 총잡이 별명(?)이기도 합니다.
다만 대사가 무척 적습니다.
이런 취향은 결국 [곤]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참고로 곤이 처음 등장한 작품도 이 플래시입니다. - 1996
속칭 만화가라는 이들을 정리하는 데 있어서 크게 나누어지는 것인 극화체 구성과 만화체 구성입니다.
대부분 미술적인 감각으로 그것이 무엇인지만 알 수 있게 그린다면 만화체, 현실에 존재하는 것과 동일된 표현을 가진 묘사를 하게 되면 극화체라고 말을 하지요.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작가는 대부분의 배경을 극화체로 굉장히 사실적인 형태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조금 우스꽝스럽게 과장된 액션과 캐릭터 표정 들은 나름 독특한 재미이지만 캐릭터와 액션을 제외한 대부분 묘사를 극적으로 짙은 음영과 함께 묘사하고 있습니다.
오사카 예술대학 출신이어서 그런지 상당히 세련된 그림체를 자랑하면서 그 안에서 굉장히 짙은 펜선을 가지고 연출된 강렬함이 이 작가가 가지는 매력이라고 할 것 같습니다.
다만 지금같이 세련된 그림체와 깔끔한 연출을 선호하는 분들, 그리고 대사 분량이 어느 정도 되어야 한다는 점으로 재미를 느끼시는 분들에게는 허걱한 작품입니다. 거의 모든 장면과 연출에 대사가 없으니 말입니다. 그림 만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연출하면서 보는 이들을 즐겁게 만든다는 것은 대단한 구성과 연출, 그리고 상상력 전달이 동반되어야 하니까 말입니다. 간편한 소재일 것 같은 서부 건액션을 굉장히 차분하게 다른 판타지로 그려낸 작품이라는 점에서 아직도 많이 좋아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