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종교는 전혀 모르는데
여행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지역이 가지고 있는 역사나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것을 통해 박물관, 미술관 등을 돌아보게 됩니다.
단순하게 한 두 번 지나치는 장소가 아닌 이상 아무래도 그런 것이 가지는 상징성이라는 것은 무시할 수 없지요.
돌아다녀본 여타 근대 미술관들과 달리 바티칸은 말 그대로 종교와 신앙, 그리고 어떤 상징성을 가진 상태로 고정되어있는 장소입니다.
건축 미술부터 다양한 시대 미술이 그냥 그곳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이후에 어떤 다른 의미를 가지고 접근하기에는 무척 다른 장소라고 말을 하게 됩니다.
뉴욕과 파리, 런던에 있는 근대적이면서 유명한 미술, 박물관을 비롯하여 동양에 있어서 큰 의미를 둘 수 있는 대만 국립박물관, 중화 지역 박물관 등을 다녀보아도 보기 힘든, 무시무시한 종교, 신앙의 힘이 이곳 한 곳에 집결되어 있습니다.
로마, 바티칸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아무래도 종교적으로 한정된 구성만 볼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 그 구성 내에서 찾아볼 수 있는 무거운 색깔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과는 다른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그것은 이곳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왕국이라는 개념이 강했던 여타 유럽 국가 박물관과 달리 이곳은 실존하지 않았던 존재. 신의 세계에 대한 경외심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곳이고 그 때문에 그런 구성에 연결된 전혀 다른 인식을 보여주는 장소였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특정 종교에 대한 신앙심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도 그 다양한 표현을 이룬 세대가 한 장소에 이렇게 밀집되어 있는 것을 보는 것은 정말 신기한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또 그런 시대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용맹과 이야기의 증명이라는 것도 또 다르게 기억해볼 수 있지요.
다만 여러 가지 기준에서 볼 때 이곳은 확실히 이색적인 공간입니다.
믿음과 과학, 신용과 용기, 더불어 사랑이라는 존재성을 아주 확실하게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수많은 과학과 진실을 짓이겨버린 장소이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그것은 굉장히 이상한 광기로도 변해서 모든 것을 수용하면서도 모든 것을 배척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사랑 속에 존재하는 관용이라는 것은 대부분 어떤 전제조건을 가지고 들어가는데 그것이 새로운 사회로 연결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도 않은 경우를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믿음이라는 신용보증을 통해서 자신들의 영달이 어떤 형태로도 유지되기를 바란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이 밀집된 공간 안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무겁도록 진지하며 엄숙하면서 권위적인 강한 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때문에 이곳을 미술관이나 박물관이라는 형태로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미술적 가치, 사회적 이해, 그리고 그 시대가 오랜 시간 구성해올 수 있었던 믿음의 산물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여러 가지 다양한 의미로서 가보는 재미가 있는 곳이라고 하겠지요.
작은 통로, 공간 사이사이에서 꾸며진 수많은 장식들과 치장들은 여타 국가에서 보는 그런 것들을 능가하는 것입니다. 대부분 이런 것을 통해서 표현, 예술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많이 이끌어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실제 이렇게 많은 치장들이 왜 필요했는가를 따로 말할 필요는 없겠지만요.
누군가는 종교 관광이라는 말을 하면서 비꼬기도 하지만 이 시대가 이런 통제력을 가지고 다양한 문화와 시대의 감성을 남긴 것은 제법 놀라운 일입니다.
수많은 문명 파괴 중에서 이런 것들이 남아있을 수 있었다는 증거는 그만큼 많은 이들의 믿음이 이것을 필요로 했다는 것이기도 하지요.
그런 것이 아주 신비로울 정도로 잘 정돈되어 꽉꽉 차있습니다.
때문에 여타 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작품의 여백'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말 그대로 짓눌러오는 압박감이라는 것이 굉장하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시대의 발견과 영광, 그리고 자원에 대한 이해관계도 이 종교를 통한 지배계급의 수지 타산이 맞아떨어지는 장사였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통해서 우리들이 얻을 수 있는 구원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아직도 미지수라고 할 수 있겠지요.
세계의 발견을 향한 목적과 의식, 교육, 그리고 통제한다는 목적 관계에서는 틀림없이 필요한 것이면서도 그것이 결국 왜 이런 축적된 시간의 공간, 신들의 영역에 고정되어 있는 곳이 되었는지는 또 이해하기 어려운 것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대부분, 신들이 공평하다고 느끼게 하는 의식 속의 가치는 다른 행사력을 가지고 있고 그 안에서 많은 사람들은 의식적인 악의를 물리치는 데 있어서 사용할 수 있는 방패, 수호의 의미를 중요시하게 됩니다. 가치관의 변화에서 사람들의 의지나 구성은 바뀌어도 신들의 영역은 언제나 고정되어 그것만을 행사하는 존재로서 변하지 않은 행동과 의식의 수호자로서 우리들의 주변을 판단한다는 것이지요.
그런 멋과 시대의 감상이 어떤 개성으로서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이해로서 존재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런 특이한 형태로 존재하는 장소가 있는 것, 그리고 그런 곳을 한 번 정도는 방문해보고 경험한다는 것은 또 중요한 인생의 즐거움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