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시 다가온 천국의 맛
조심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러웠던 그 시기를 돌아본다는 것은 참 많은 감정을 다시 떠오르게 합니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많은 감정이 복합적으로 연결된 시기였다고 말하게 됩니다.
실제 사랑이라는 감정이라는 것은 어떻게 배우거나 학습해서 거쳐가는 과정이 아니다 보니 이런 작품이 주는 작은 감정표현이나 구성, 그리고 결말이라는 것은 굉장히 어른스럽다는 말을 하게 됩니다.
야자와 아이는 국내에서는 순정만화 [NANA]를 통해 즐거움을 알려 주었고 시대의 공감을 이끌어낸 작가라는 점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이 작품은 상당히 다른 의미로 큰 즐거움을 준 작품이라고 하겠습니다.
여성 패션잡지인 '지퍼'에 연재를 했다는 것부터 특징이 다른 구분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하겠지요.
패션과 문예를 기반으로 하는 잡지에 연재된 만화라는 점에서부터 애들용 만화는 아닌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패션 디자인 공부를 한 적이 있는 작가 야자와에게 있어 이 작품은 여러 가지로서 의미를 둔 작품이 아니었을까 하는 감상이 생깁니다.
물론 작가가 내놓았던 여러 작품에서 충분히 재미있는 디자인 이야기를 써나갔지만 대부분 가벼운 분위기를 중시한 코믹함이 보였기 때문에 그 잡지, 독자 연령대에 맞춘 느낌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작가가 데뷔한 1985년 이후 작품들은 대부분 전형적인 순정, 가벼운 터치로 그려진 캐릭터 구성 때문에 그렇게 눈에 들어오는 매력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나마 좋은 작품으로서 인기를 얻게 된 것은 역시 [천사가 아니야] 같은 작품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작품에 앞서 크게 히트시킨 [이웃 이야기 : ご近所物語]가 조금 더 세련되고 부드러운 맛을 보여주었다고 하겠지만 천사가 아니야 보다 조금 더 어려 보이는 듯한 캐릭터 구성을 보여주면서 다시 작품을 접하는 독자 연령은 낮아졌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저도 잘 모르는 사이에 (설마 패션잡지에 연재를 하고 있을 줄은 몰랐지요) 이 작품을 시작, 완성했는데 그 분위기나 느낌이 완전히 다른 형태를 보여주었다고 하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작가가 지금까지 보여준 소녀 같았던 부분과 달리 조금 더 현실적인 여성스러운 감각을 내세운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해외에서도 좋은 평을 받았고 구성된 패션 센스가 대단히 감각적이어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될 당시 많은 화제를 불렀습니다.
덕분에 그런 점들이 적용되어 이후 책들이 해외판으로 발매될 때 다양한 버전이 다른 형태로 재 디자인되어 발매되었다고 합니다.
그런 것에 비해서 한국판은 일본판과 같은 표지 구성을 가지고 나와서 조금 아쉽다고도 말을 하게 됩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작가가 처음 Macintosh를 도입한 작화, 구성 처리를 하고 있어서 어시스던트, 도우미 없이 그린 작품으로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후 다른 잡지와 연재 당시를 본 친구 말을 들어보니 연재할 때는 그려지지 않았던 그 인물 이야기가 단행 책자로 나오면서 추가로 그려 완성도를 더 높였다고 합니다. 저는 완결이 된 후에 몰아서 구입해 보았기 때문에 그것을 몰랐는데 여전히 그런 점들을 생각하면서 보아도 대단히 감각적이고 사랑스러운 작품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빠져서 그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포근하게 안주하기를 바라는 모든 이들에게 조금은 생각해보게 되는 감각을 알려준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기본적으로 소녀잡지가 아니라 대중 패션잡지에서 연재된 덕분에 성적 표현이 포함되어 있는 만큼 애들용 드라마, 만화는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2006
제 추천만화 목록을 쓰다 보니 이 작품 감상 포스트가 안 올라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어벙하게 써둔 줄 알았는데 말이지요. 그래서 지금이라도 올려둡니다. 좋은 작품이면서 감상적인 재미를 알려준 몇 안 되는 여성 지향 만화이면서도 눈에 들어오는 만족도가 참 좋은 작품이 아닌가 합니다. 2005년 10월에 시작한 애니메이션도 훌륭한 완성도를 보여주었고 당시 일본 탑모델이었던 야마다 유우(山田優)가 주인공 성우를 맡으면서 큰 화제를 모았는데 이번 2011년에 발표된 실사영화도 제법 좋은 느낌을 알려주었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이기도 하지만 연출된 구성이나 매력적인 패션감각은 애니메이션 쪽이 우월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 2011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