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꼬리는 개그맨이 꿈이라고 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이 말을 뱉어놓고도 웃수저는 타고나는 거라 자신은 감히 이번 생엔 되기 힘들 거라고 했다. 예기치 못한 상황조차 기회로 만드는 여유와 순발력! 무례의 경계를 넘지 않는 촌철살인의 유머! 개그맨들의 드립에 깔깔 구르고 난 꼬리는 한껏 고양된 목소리로 존경과 감탄을 연신 쏟아낸다. 꼬리는 내게 테드 강연을 추천하듯이 여럿 개그맨들의 유튜브 채널을 보여주지만, 난 크게 관심은 없다. 난 꼬리가 웃기다. 꼬리랑 있으면 재밌다.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꼬리가 내뱉는 농담은 날 놀래기도 한다. ‘김꼬리… 내 생각보다 더 웃기잖아!’하고 딴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꼬리는 몸개그까지 잘한다. 꼬리 몸개그를 볼 때 오줌을 지린 적도 많다. 질 수 없지. 나도 꼬리를 웃기고 싶다. 꼬리는 내 이야기에도 까르르 잘만 웃어준다. 특히 내가 누구 성대모사하는 걸 좋아한다. 자꾸 성대모사 실력이 늘어간다. 이러다 개그맨이 내 꿈이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