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 프로젝트, 워크숍 가다
9월 5일, 6일, 취 프로젝트는 첫 워크숍을 떠났습니다! 취 프로젝트의 탄생 이래 워크숍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 새로운 구성원들이 함께하며 ‘팀 취 프로젝트’로선 처음이었지요.
산과 강에 포옥 위치해 있는 안동의 맹개 마을에서 1박 2일 시간을 함께 보내기 위해 취 구성원들은 아침에 장을 본 후 안동으로 향했습니다.
비바람을 뚫고 안동으로
워크숍을 가는 당일, 하늘에선 구멍이 뚫린 듯 비가 대차게 내렸습니다. 안동까지는 약 4시간. 대표님의 자가용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걱정이 되었지만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기적적으로 비가 잦아들었습니다. 이천 쌀밥 정식을 먹기 위해 마장 휴게소에 잠시 멈췄을 땐 파란 하늘이 보이기도 했고요.
약 3시간 반 후, 우리는 터널의 연속이었던 고속도로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경상북도는 처음인데,”하며 모두가 창문 밖을 기웃거렸습니다. 작은 마을들을 몇 개 지나고, 어느덧 우린 낙동강의 상류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단양 팔경, 자연을 벗으로 한 선비들의 성지, 대대손손 내려오는 양반가의 집터… 왜 우린 지금까지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방문하지 않았던 것일까요? 골짜기 길에 들어서자마자 우리는 탄식을 금치 못했습니다. 비를 머금어 더욱 푸른 산들이 서로 중첩되며 저- 멀리까지 이어졌습니다. 깊게 깊게 켜켜이 쌓이며 아래 계곡과 우리를 감싸는데, 헤아릴 수 없을 것 같은 산의 세월이 거의 경외로웠습니다. 어떤 산들은 깊은 계곡을 향해 쏠려 성난 절벽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산이 깊다는 옛 말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맹개 마을은 도착한 농암종택에서 강을 건너가야 했습니다. 사장님께선 우리를 친절히 지프 트럭으로 안내해주셨고, 그렇게 우린 비가 억수로 쏟아져 불어난 강을 차로! 건넜습니다.
“정말 산 넘어 강 넘어가는 워크숍… 첩첩산중이네요, 첩첩산중.”
장난스럽게 한 말이 모두에게 웃음을 줬고, 이번 워크숍은 “첩첩산중 워크숍”으로 명명되었습니다.
비 오는 맹개 마을
맹개 마을은 안동 도산면 가송리에 있는 작은 부락입니다. 마을이라고 부르기엔 거주민이 없지만, 낙동강의 물과 산세의 기운을 받아 밀이 흐드러지게 자라 심심한 곳은 아니었습니다.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맹개 마을엔 취 프로젝트가 묵는 소목화당, 그리고 다른 게스트하우스 집들이 있었습니다. 소목화당 앞에는 넓은 잔디밭이, 그리고 그 잔디밭 끝엔 밀 소주가 익어가는 술 창고가 있었습니다. 소목화당 뒤에는 지프차를 타고 온 강과 작은 마을을 감싸는 아찔한 절벽의 산이 있었습니다. 그 안에 여백을 채우는 밀 밭, 그리고 그 밀 밭을 자유롭게 누비는 강아지 두 마리, 별이와 달이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를 배경에서 깔아주는 촉촉하고 푸근한 자연의 소리가 있었습니다. 비가 기붕에 떨어지는 소리. 바람이 산 위에서 우리가 있는 곳으로 불어오는 소리. 그 바람에 휩쓸리는 밀의 쓰윽 - 쓰윽 - 속삭임. 별이와 달이 강아지가 데크에서 장난치는 소리.
소목화당엔 숙박객들이 사용할 수 있는 커피 원두와 그라인더, 드립 세트가 있었습니다. 우리도 자연의 페이스에 맞춰 천천히 커피를 내려보았습니다.
첩첩산중 워크숍, 우리는 열일열놀!
워크숍인 만큼, 취 프로젝트는 맹개 마을에서 신제품 개발 회의를 준비했습니다. 매년 취 프로젝트는 한국 고유의 전통문화에서 영감 받은 리빙 제품을 개발합니다.
올해 상반기엔 한창균 죽공예 선생님과 함께 한 대나무 프로젝트의 성공적 론칭이 있었습니다. 담양의 대나무를 사용해 선생님이 손수 제작하시는 디퓨저 홀더, 그리고 한국 대나무 숲의 바람과 비를 담은 향은 많은 분들께 잔잔한 여유를 선물하고 있습니다. 이를 이을 하반기 제품을 취 프로젝트는 이번 여름부터 준비해왔습니다.
새로운 팀원분들께 대표님과 인턴 K는 영감 받은 한국 고유의 문화, 이를 표현할 제품 아이디어와 레퍼런스, 거래 업체 사전 답사 내용을 구체적으로 소개했습니다. 계획된 신제품은 모두의 마음에 쏙 들었고, 앞으로 제작과 론칭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취 프로젝트 팀원 모두가 모여 자유롭게 의견을 말한 첫 번째 자리였습니다. 디자이너 B님은 제품의 이미지를, 매니저 M님은 제작 시 고려할 사항과 일정을, 인턴 K는 제품의 스토리를, 대표님은 실행 방향을 제안하며 호흡을 맞췄습니다. 스케치북, 노트북, 그리고 심지어 어두운 창 밖에 보이는 자연을 통해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하며 제품의 콘셉트를 잡았습니다.
술술 나오는 아이디어, 반짝거리는 눈빛을 보니 팀으로서 활동하는 것 같아 무척 설렜습니다!
하지만 설레는 일은 이게 끝이 아니었죠! 사실 워크숍을 간 9월 5일은 취 프로젝트의 보물, 매니저 M님의 생일이셨습니다! 매니저님 몰래 계획한 깜짝 생일 케이크는 대성공이었답니다! :) 촛불을 끄기 전 손을 모아 꼭 기도하신 매니저님, 소원이 꼭 이뤄지시길 바라요. 매니저님이 계셔서 더욱 즐거운 워크숍이었어요. 취 프로젝트와 함께 해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매니저님!
워크숍에 맛있는 저녁이 빠질 수 없죠. 된장찌개와 돼지고기, 다양한 쌈채소는 물론, 무화과와 와인을 곁들여 깊어지는 이야기를 즐기다 잠에 들었습니다.
한국의 자연에 취하다
취 프로젝트 팀원 모두가 능력자지만, 그중 더욱 특별한 능력을 갖고 계신 한 분이 계십니다 - 디자이너 B님은 실제로 요가 지도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계신 분으로, 취 프로젝트 워크숍에서 함께 아침 요가를 할 수 있도록 특별한 코스를 준비하셨습니다.
전날 밤까지 비가 왔지만, 아침에 눈을 떠보니 하늘이 무척 맑아 팀원들은 매트를 들고 데크로 나갔습니다.
소목화당 데크는 낙동강과 건지산의 절벽을 배경으로 합니다. 그 위에 보라색 매트와 잔잔한 음악을 깔고 우리는 요가를 진행했습니다.
디자이너 B님은 조용한 목소리로 동작 하나하나를 안내해주셨고, 종종 팀원들의 자세를 교정해주기도 하셨습니다. 자연의 품에서 요가를 하니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가을 아침의 계곡 바람이 때때로 후욱 불어주어 가볍게 흘린 땀도 닦아주었습니다.
우리가 잘 잤는지 궁금해 찾아온 별이와 달이가 요가에 참여해 큰 웃음거리를 선사해주기도 했습니다.
오후 일정이 있어 취 프로젝트는 맹개 마을을 조금 일찍 떠나게 되었습니다. 안개를 자욱이 드리웠던 어제와 달리, 맹개 마을은 따뜻한 해를 비추며 우리를 배웅해주었습니다. 아, 별이와 달이, 그리고 새로 온 몰티즈 친구도 물론이고요. 다시 도로를 달리며 우린 어제 봤던 경관들의 쨍쨍한 모습을 놓칠세라, 창문을 활짝 열어 온 몸으로 담았답니다.
취 프로젝트는 한국의 다양한 문화를 발견하고, 이를 다시 현대인들의 삶에 제공하고자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취 프로젝트에게 맹개 마을 워크숍에서 느낀 자연은 너무나 값졌습니다. 깊고 높게 땅을 감싸는 산. 산을 따라 굽이굽이 흐르는 강. 안개가 깔린 경외로운 모습에서 동자들이 물장구를 칠 법한 맑은 모습까지. 안동의 산에게 “스위스 같아”라고 표현하기엔 너무 아쉬운 마음을 발견했습니다. 분명, 우리 또 올 것 같죠?
한 팀이 된 취 프로젝트의 워크숍 1편, 첩첩산중. 첩첩산중은 "산 넘어 산"이란 표현도 내포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베스트 드라이버 대표님, 숙련된 가이드 매니저님, 영감의 샘 디자이너님, 그리고 끝내주는 선곡을 하는 인턴이 함께하니 첩첩산중도 아름다운 한 폭의 병풍이 되더라고요.
이번 하반기에도 여전한, 동시에 더 새로운 취 프로젝트를 많이 기대해주세요.
FIND CHI PROJECT ON
instagram : https://www.instagram.com/chiproject.seoul/
facebook : https://www.facebook.com/chiproject.seoul/
store : https://smartstore.naver.com/chiproj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