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을 하는 듯 멈춰진 기억 속의 인사동을 걷습니다. 인사동 1길 좁은 골목길에 그려진 그래피티는 발걸음을 이끕니다. 저 코너를 돌면 곱슬머리에 스키니한 옷차림을 했을 것 같은 힙스터들의 아지트를 만날 것 같은 상상을 해봅니다. 코트의 코트(중정)에 도착하면 원주민냥 고등어 고양이 무리가 낯선 이를 반깁니다. 자연스럽게 낡은 듯 재생된 건물과 무심한 가구와 소품들 그리고 중정의나무 풍경 너머 종로타워와 센트로 폴리스 건물이 보입니다.
여행지를 가면 새로운 것들에 자극받은 나의 뇌가 시간을 길게 느끼듯이 참 오랜만에 시간의 왜곡현상에 빠집니다. 봄 햇살 아래 깨발량이 재롱을 보면서 왜 이 곳에 왔는지 오피스 입구는 어디인지 까맣게 잊고 중정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당당하게 정문으로 들어가고 싶었으나 어디가 정문인지 알 길이 없는 일요일의 불청객은 중정을 통해 전시공간을 거쳐 카페 계단을 올라가 봅니다. 이 곳이 코트랩 공용공간인가 싶어 구석에 자리를 잡았으나 그곳도 카페의 일부분입니다. 코트랩이라고 글씨가 새겨진 유리문을 열고 들어간 곳이 코트랩. 오늘의 원데이 오피스가 확실했으나일요일이라 사람이 없습니다.
2층 코트랩에서는 1층 매장이 내려다보입니다. 1층매장 직원은 어슬렁 거리는 낯선 이를 신경 쓰는 듯했지만 사람들이 경계 없이 들어와서 구경하고 나가는 자유로움이 좋았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 두 어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중년인 듯한 두 분의 한국말 아닌 대화는 유럽 어느 재생 건물 안에 들어온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합니다.
일요일의 코트랩
KOTE 홈페이지에 소개된 코트는 인사동 1길에 위치한 경계의 창작자들을 위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다양한 경계의 창작자가 교류하는 살롱이자 영감의 충돌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공간으로 신분, 국적, 나이의 경계 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합니다.
그중의 코트랩은 창작자들의 코워킹 스페이스로 Pathfinder(패스파인더)들의 co-creative makerspace로 이 곳에서는 협업과 성장, 다양한 콜라보가 일어나며, 인사동 코트의 심장과 같은 공간입니다.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창작자를 Pathfinder(패스파인더)라고 부르며 예술을 기반으로 창작 활동을 하시는 분들끼리모여서 친밀하고 접점도 많다고 합니다.
저 또한 주 5일 근무를 하고 있는 직장인의 탈을 쓰고 건축이란 분야에서 일을 합니다. 특별했던 그날 내면의 나에게 이 곳이 어떠냐고 물어봅니다. 뭐라도 가볍게 만들고 싶어 지는 곳이라는 대답을 합니다.새 건물준공사진과 똑같이하나의 흐트러짐을 용서하지 않는 도심의 오피스보다 낡음이 주는 편안함과 견뎌낸 시간의 내공에서 오는 여유 같은 것이 느껴지는 곳! 이곳에서라면 지우개때 걱정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곳저곳 구석구석 이방인의 시선으로 공간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창작자들이 영감을 받으며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은 어때야 할까 생각을 해봅니다.
이미 작은 VILLAGE! <출처 : KOTE 홈페이지>
홈페이지에 올려진 세 단어로 설명되는 이 곳은 아래의 문장과 같습니다.
Explore.
끊임없이 도전하고 탐험합니다.
Connect.
사람과 사람, 과거와 미래, 예술과 문화를 잇습니다.
Inspire.
당신의 도전적이며 독립적인 영감을 전합니다.
인사동 코트라는 복합 문화공간을 전체를 설명하기도 하지만 그곳에 속한 코트랩에도 잘 녹아들어 있습니다. 전통과 문화가 있는 아름다운 인사동의 거리와 연결된 이 곳 코트를 보면 창작자들이 작업공간 혹은 오피스를 선택하는 기준은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동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면의 서재
본관 2층 코트랩과 연결된 내면의 서재 <사진출처 : KOTE 홈페이지>
파주에 있는 활판공방 백 년 넘은 활자 인쇄기들
카페
시설의 중심인 카페. 중정과도 연결이 되니 모든 곳을 거쳐 갈 수 있는 곳 <사진출처 : KOTE 홈페이지>
눈인사 잘해주는 고양이
중정
저 멀리 우리 회사 작품 센트로 폴리스 <사진출처 : KOTE 홈페이지>
<사진출처 : KOTE 홈페이지>
인사 1길
90년대 후반 건축과 학생들에게 지대한 창작의 영감을 불러일으켜 준 인사동에서 누린 시간여행!
주 오일업무에 지친 사이드 허슬러들이 한적함과 여유로움 가운데 영감을 얻기 딱인 곳!
꼭 무엇을 해야 한다는 강박마저 잊고 멍 때리기 좋은 곳!
관계자 분들도 쉬셔야 할 테지만 휴일에 카페가 연다면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가고 싶은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