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도에서 대기업, MBA, 외국계, 그리고 해외 취업에 이르기까지
"고마워 잘 먹었어 조심히 들어가, 취업 축하하고!"
2010년 10월, 강남역에서 중학교 동창의 취업 축하 모임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B군은 가장 친한 중학교 동창이자, 내가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친구이다. 중학교 때 부터 전교 상위권에 있었고, SKY에 진학하여 졸업과 동시에 여의도 증권가에 당당히 입성했다. 당시 나는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하는 졸업을 1년 앞둔 물리학과 학부생 이었다.
물리학은 순수학문이라 취업은 쉽지 않을텐데, 그렇다면 내가 교수가 될 수 있을까? 석박사 형들의 모습이 곧 나의 미래일텐데, 회사에 다니는 동기들 보다 당당할 수 있을까? 대학원 공부는 지금보다도 훨씬 어려울텐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그 날, 집으로 돌아오기 까지의 그 순간이 10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집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어머님께 말씀드렸다.
"엄마 나 그냥 대학원 안 가고 취업준비 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