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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효진 Mar 31. 2017

작은 가게, 사회성이 필요해(1)

Platform: 사람, 공간 그리고 콘텐츠

플랫폼은 정거장이다. 정거장은 기차나 버스와 같은 운송수단과 다른 곳으로 떠나려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다. 운송수단이 사람들을 싣지 못하면 망하게 되고 사람들은 운송수단을 타지 못하면 원하는 곳에 제시간에 도착할 수가 없다. 물론 아무데서나 지나가는 운송수단을 붙잡고 원하는 곳에 가자고 떼를 쓸 수는 있지만, 정작 운송수단이 필요로 하는 순간에 당장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다. 운송수단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운송수단, 사람들 양쪽의 편리와 효율을 위해 플랫폼이 필요하다. 


 주로 IT업계에서 말하는 플랫폼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공급자와 수요자를 매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플랫폼이고 이들 쌍방이 효율적으로 원하는 것을 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플랫폼의 역할이다. 물론 수요와 공급자가 몰릴수록 그 속에서 부가가치가 커지고 파이도 증가한다.


작은 가게가 생각할 수 있는 플랫폼은 두 가지다.


작은 가게가 생각할 수 있는 플랫폼은 두 가지다. 하나는 작은 가게 스스로가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나머지 다른 하나는 작은 가게가 또다른 플랫폼 위에 올려지는 것이다. 


먼저 문화공간으로서 작은 가게도 플랫폼의 기능이 중요하다는 것부터 살펴보자. 작은 가게에서 문화 활동을 하면서 예술가 혹은 기획자 그리고 관객들과의 만남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문화적 상품이나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그럴싸하고 만족스럽게 경험하게 하는 지점으로서 작은 가게는 플랫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플랫폼이 된 작은 가게는 예술가, 기획자들과 활발하게 관계하며 그들의 작품 과기획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영향을 주고 받는다. 이렇게 소위 문화자본이 많은 이들이 모여있으면 이채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이기 마련이다. 그들과 즐기고 재미있게 놀고 행복해지는 마당이 되고나면 작은 가게가 취급하는 음식도 사먹고, 워크샵도 참여하고 파티나 토크 콘서트에 줄지어 참석하는 팬이 될 것이다.  


처음 그 개념이 모호하기는 했으나 신촌에 있을 때나 대학로에 있을 때, 나는 우리 공간이 플랫폼이 되기를 바랐다. 직접 기획하는 이벤트 외에 우리와 친밀한 예술가와 기획자들이 벌이는 이벤트가 많아지길 바랐다. 직접 기획했던 프로젝트로 인연을 맺은 전시 작가와 아트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공예작가들이 찾아오고, 그들의 작품을 경험하고 구매하기 위해 사람들이 찾아왔다. 시간이 흐를수록 공간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중에 몇몇은 두 번 이상 공간을 찾아왔다. 고객들은 책을 읽고 노래를 부르고 그림을 걸고 커피를 마시고 술을 마셨다. 또 그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써보고 그림책이나 만화책을 만들어 보고 비록 실패하기는 했지만 크라우드 펀딩으로 공연과 아트북을 만들 궁리까지 했었다. 


이런 경험이 쌓이고 보니, 고객들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이 공간에서 ‘뭐 좀 해도 되냐’고 묻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은 대부분 학교, 취미, 일로 엮여있는 사람들의 모임이었다. 근처 학교를 졸업한 웹툰 작가와의 팬미팅, 직접 만든 영화의 상영회를 겸한 바자회, 청춘들의 고민을 진솔하게 풀어보았던 ‘청춘 철학’, 근처 학교 학생들의 동아리 종강파티, 친구들이 더열성이었던 프러포즈, 연말 발표회를 준비하는 그림 그리는 장애인 모임 등. 그 주제와 구성, 신나게 노는 모습들이 천차만별이었다.


이제 나는 스스로 움직이는 기획자, 예술가들 혹은 직접 놀고 즐기는 고객들을 위해 테이블과 의자를 재배치하고 필요하다면 조명을 손보고, 프로젝터에 드리울 영상이나 문서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계약에 포함되었다면 메뉴를 상의하는 일만 해도 멋진 이벤트가 만들어졌다. 함께 문화 기획을 하게 된 것이다. 이런 이벤트들은 우리 가게의 SNS를 통해 홍보와 모객을 적극적으로 하였고, 마음이 동할 때는 공동주최로 아예 그 기획에 깁숙하게 참여하기도 하였다. 비로소 메시지를 주려는 기획이 아니라 주고 받는 기획을 만들 수 있었다. 




우리 공간이 플랫폼이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자, 보다 넓은 공간으로 시선을 돌렸다. 인터넷 공간의 또다른 플랫폼에 우리 공간을 올려놓은 것이다. 찾아보니 이야기를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공간이 남는 사람과 공간이 필요한 사람, 콘텐츠가 필요한 사람과 콘텐츠를 팔려는 사람을 중재하는 다양한 플랫폼들이 주변에 있었다. 우리가 기획한 이벤트의 모객을 진행하거나 우리 공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대신 찾아달라고 도움을 청하거나 우리 공간에서 전시를 할 예술가를 찾거나 할 때 많은 도움을 얻었다. 


열심히 활동하니 위즈돔에서 감사장도 받았다.


이렇게 내가 활용하였던 플랫폼은 섭외, 홍보, 대관 등의 목적에 따라 다양하였다. 활용해 보면 도움이 될만한 플랫폼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우선 예술가들의 소식을 전해 듣거나 전시 관련 업체들의 동향을 살펴볼 수 있는 네오룩(https://www.neolook.com/)이 있다. 정보 아카이빙 성격이 강해서 모바일에 최적화된 UI는 아니지만, 많은 예술가들과 전시 관련 업체(갤러리, 설치, 운반, 액자 제작 등)가 활동하고 있다. 




공간이 필요한 기업이 나 개인과 유휴공간을 활용하고자 하는 공간을 연결하는 플랫폼도 있다. 스페이스 클라우드(https://spacecloud.kr/)와 스페이스 셰어(http://spaceshare.kr/main)가 그 예다. 강연, 기업행사, 뒤풀이, 스터디, 파티, 연습을 위한 다양한 주제의 공간들을 검색할 수 있으며 스페이스 클라우드의 경우 플랫폼에서 바로 결제가 가능하다. 





작은 가게에서 기획한 이벤트의 모객을 직접 등록할 수 있는 플랫폼도 있다. 위즈돔(https://wisdo.me/)과 온오프믹스(http://onoffmix.com/)가 대표적이다. 규모와 주제에 따라 모객이 효과적인 플랫폼이 있으니 기존의 콘텐츠들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위즈돔은 소규모의 개인 대 개인의 교감이 큰 주제를 주로 다루고 있으며, 온오프믹스는 모임의 성격과 규모, 위치 등의 데이터가 상대적으로 많아 노출 가능성이 적다. 또한 온오프믹스의 경우는 공간 추천 기능을 겸하고 있어서 모임 주최자, 모임 참여자뿐만 아니라 공간 제공자들을 위한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스토어 셰어라는 플랫폼(http://www.storeshare.co.kr/)은 위의 두 가지 플랫폼에 비해 보다 본격적이다. 일회 혹은 단기의 공간 대여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숍인 숍 형태의 계약을 매개해주는 것이다. 나도 갤러리 카페에서 아트상품 판매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비어있는 공간을 활용하여 숍인 숍을 하게 된다면 경험이 좀 더 다양하게 되는 시너지를 낼 수 있고, 공간의 운영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오픈 컬리지(https://www.opencollege.kr/)는 지식공유를 위한 플랫폼이다. 앞의 위즈돔과 성격이 비슷하지만 자체 공간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차이며, 회원제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학생인 동시에 가르치는 사람이 될 수도 있어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작은 가게라면 회원제, 프로젝트, 네트워크 등의 운영과 관련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보다 특화되고 소규모 등 공간의 성격에 맞춤하는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러한 플랫폼들은 그 서비스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도 있다. 눈여겨보던 아트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예술가와 카페 등의 매장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이 다른 업체의 홈페이지로 바뀌고 없는 것을 보니 아쉬웠다. 보다 다양한 공유 관련 공간, 기업 들은 공유 허브(http://sharehub.kr/)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프로젝트의 펀딩을 위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텀블벅(https://tumblbug.com/), 스토리펀딩(https://storyfunding.daum.net/)도 활용해보자.


작은 가게가 관심 있는 주제와 취급하는 상품의 종류에 따라 관련 플랫폼과 서비스를 검토해서 활용해보도록 하자. 작은 가게도 사회성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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