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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스터 Chester Mar 27. 2024

벤츠 공화국

한국사회 관찰기: 명품 vs 자존감

5년 전인 2019년 한국에 다시 돌아왔을 때였다.

전셋집을 구할 때까지 시일이 걸리기에 회사에서 일시적으로 숙소를 제공해 주었다. 부산 동래의 호텔 농심. 온천장이라고 부르는 지역.


어느 일요일 점심시간. 우리 부부는 호텔 근처의 한 식당에 들러 창가에 자리잡았다. 넓은 창 너머로 도로가 아주 잘 보이는 전망 좋은 좌석. 음식이 나올 때까지 도로를 오가는 차량을 바라보며 무료함을 달래고 있었다.

그러다 눈에 띄기 시작하는 벤츠 차량. 좀 전에도 벤츠였고, 그 전에도.. 지금도... 왜 이리 많은거야?

일요일인데 부산지역 회장님들이 온천장 쪽에서 모임을 갖으시나보다 했다. 그런데 무척 여러 분이시다.

그래서 세 보기로 했다. 우리가 식당에 앉아 있던 약 30분 동안 스물 몇 대의 벤츠 차량이 지나갔다.

우리 부부는 회장님들 행사가 꽤 큰 규모인가 보다 여기며 호텔로 돌아왔다. 


집을 구하고 바쁘게 일하다 본가 쪽으로 다녀오게 되었다. 국도를 따라 지나가던 어떤 작은 도시의 사거리 신호등. 벤츠 5대가 연달아 지나가더라고.. 햐~ 이 부근에서도 회장님들 모임이 있나보구나.


"벤츠=회장님/사장님"이란 개념이 탑재되어 있었던 우리 부부는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의 현실을 알게 되었다. 한국이 벤츠 수입 대국이며 일반 젊은이들도 벤츠를 소유한다는 사실..

와~ 대단하다. 한국이 잘 사는 나라인건 많이 들어왔지만 벤츠 차량을 일반인이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는 정도라니.. 충격아닌 충격.


캐나다의 우리 동네는 잘 사는 구역이지만 벤츠 차량을 갖고 있는 집은 한 하나도 없었다. BMW 7 시리즈 한 대가 있을 뿐.. 모두 다 이런 저런 여러 종류의 차들을 탄다. 

그런데 한국에는 벤츠 차량이 많아도 너무 많다. 그 벤츠는 C, E, S 등등의 여러 클라스가 있더라고. 물론 동일한 벤츠 로고를 달고 다닌다.

어느 나라에서 이렇게 많은 벤츠 차량을 보았었을까? 아무래도 독일에서가 제일 많았지 않았을까 싶다. 생산지가 독일이니 그렇다 치고.. 유럽에선 벤츠 택시를 자주 봤었다. 거의 다 검정 색상였던 듯 하다.


아시아에서 벤츠를 인상적으로 많이 봤던 곳은 태국 방콕이었다. 90년대 대한항공에서 일하던 시절, 방콕에 자주 체류 했었다. 수쿰빗 거리의 호텔에 묵었었는데 호텔 뒷쪽에 무슨 용도인지는 모르는 검정색 벤츠 차량이 엄청 많이 주차되어 있었다. 방콕 거리에서도 벤츠 차량을 자주 보았었다. 그러다 1997년 IMF 아시아 경제위기가 찾아왔고 그 희생 1번 타자는 태국이었다.


한국에는 왜 벤츠가 저리 많은걸까?


https://www.youtube.com/channel/UCVsyZBYf7FiMRXx7RP3hV4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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