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도로가 안전한 도로: 운전자를 헷갈리게 하는게 목적
서울 올림픽대로 서쪽방향 모습입니다.
길바닥에 여러 지명과 랜드마크명칭이 쓰여져 있는데 이를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주: 초행길이거나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로 간주해 봅시다.)
해석 #1:
- 부천을 가려면 1차로를 타야하고 다른 차로는 부천행이 아닌가 보다.
- 고양을 가려면 2차로를 타야하고 다른 차로는 고양행이 아닌가 보다.
- 3차로는 행주대교/김포공항행이다. 김포공항으로 가려면 3차로를 타야 한다.
- 4차로는 행주대교/인천공항행이다. 인천공항으로 가려면 4차로를 타야 한다. 행주대교로 가려면 3/4차로를 타야 한다.
해석 #2:
- 부천/고양/행주대교/김포공항/행주대교/인천공항 모두 앞으로 쭈~욱 가면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어떤 차로를 타도 부천, 고양, 행주대교, 김포공항, 인천공항행 할 수 있다.
해석 #3:
- 인천공항을 가려면 4차로를 타다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것이고
- 부천/고양/행주대교/김포공항은 앞으로 쭈~욱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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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시 김해대로 서쪽방향 모습입니다. 노면에 여러 지명이 써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해석 A:
- 강동으로 가려면 1차로를 타야 한다. 다른 차로에서는 안될 듯..
- 장유/흥동으로 가려면 2차로를 타야 한다. 다른 차로에서는 안될 듯..
- 주촌/내동으로 가려면 3차로를 타야 한다. 다른 차로에서는 안될 듯.
- 창원/진영으로 가려면 4차로를 타야 한다. 다른 차로에서는 안될 듯.
해석 B:
- 강동/장유/홍등/주촌/내동/창원/진영 모두 앞으로 쭈~욱 가면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어떤 차로를 타도 된다.
해석 C:
- 어떤 행선지는 노면표시된 차로에 있어야 하고, 어떤 지명은 앞으로 쭈~욱 가라는 말일 것 같다.. 그런데 어떤게 어떤건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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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남해)고속도로 서쪽방향 동김해IC 전방 모습입니다. 역시 길바닥에 지명이 써 있습니다. 이 경우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해석 가:
- 창원을 가려면 3차로를 타야한다. 1/2차로에 있었더라도 창원을 가려면 3차로로 옮겨야 한다.
- 동김해로 가려면 4차로를 타야한다.
- 1/2차로는 10번고속도로 서쪽 방향인데 창원만 왜 3차로에 써 있는지 이상하다.
해석 나:
- 창원도 동김해도 앞으로 쭈~욱 가란 뜻이다. 따라서 3/4차로 중 어떤 차로를 타도 창원이나 동김해를 가게 된다. 1/2차로에 왜 아무것도 써 있지 않은지는 모르겠다.
해석 다:
- 4차로는 동김해IC로 빠지니 여기로 갈 운전자는 4차로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3차로에 창원이라고 써 있는 건, 3차로는 동김해IC행이 아니라는 뜻이다. 즉, 4차로만 동김해IC행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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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도로의 특징 중 하나로 길바닥(노면)에 지명 또는 랜드마크 명칭이 많이 쓰여져 있다는 것입니다. 선진국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아주 특이한 방식으로 운전자를 헷갈리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이 노면 표시는, 어떤 경우에는 차로지정을 뜻하고 어떤 경우에는 앞으로 쭈~욱 가라는 뜻인데 그 의미는 설치자 또는 해당 지역을 잘 알고 있는 운전자만 알고 있을 것입니다. 도로는 이용자를 위한 것이기에 초행길 이용자 위주로 안내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 도로를 이용하다 보면 운전자는 설치자의 의도를 "파악"하며 "해석"하고 "종합적 판단"을 하여야 하는게 현실입니다.
과연 한국의 도로 건설/관리주체는 이용자에 대해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일까요? 선진국이 해 오고 있는 방식을 최소한 그대로 복사해 오면 좋으련만 왜 그렇게 하지 못할까요?
쉽고 쉽게 운전할 수 있는 나라가 있지만 K-도로에서는 어렵고 어렵게 만들어 놓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쉬운 도로가 안전한 도로. 한국에도 만들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