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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교차로 사용설명서

쉬운 도로가 안전한 도로: 반신불구형 한국식 회전교차로

by 체스터 Chester

회전교차로가 전국 곳곳에 많이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나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회전교차로로 변경한 후 사고가 줄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느껴지기엔 그 반대로 더 늘은 듯 하다. 개인적으로도, 신호등식 교차로이었을 때는 사고가 난걸 본 적이 없었지만 회전교차로로 바뀐 이후에는 사고 차량을 자주 본 곳이 있다.

%ED%99%94%EB%A9%B4_%EC%BA%A1%EC%B2%98_2021-11-28_095222.png?type=w773 회전교차로를 역주행 중인 흰색 차량. 출처: 네이버 지도


그런데 이런 회전교차로를 왜 많이 만들고 있을까?


한국교통연구원 회전교차로 정책연구 지원사업 홈페이지(roundabout.or.kr)에 전국의 회전교차로가 소개되어 있고 상세설명란에 소요비용이 나와 있었는데 오늘(2021-11-18) 확인해 보니 해당 내용이 나오질 않고 있다. 예전에 살펴보았을 때 회전교차로 하나 당 대략 2억 6천만원 정도 소요되었다고 본 듯 한데..

혹시나 도로관련 관공서와 사업체들의 먹이사슬을 위해 만들어지고 있는게 아닌가 궁금해진다..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았건만 그렇지 않길 빈다..


어쨋든 회전교차로를 만들고 있고 만들어 놓았으면 그 사용법에 대해 도로 이용자들에게 설명을 해주어야 함에도 한국에서는 회전교차로 이용방법 안내가 거의 없다. 위에서 언급했던 roundabout.or.kr에도 아주 빈약한 설명이 실려 있고..


예전 중동에서 일할 때 매일 수 십 번씩 지나다녔던 회전교차로. 거기선 Roundabout이라고 부른다.

그 때를 회상해 보면, 회전교차로를 이용할 때는,

- 어떤 차로를 타야 하는지

- 진입 전 서행

- 언제 진입할 것인지

- 깜빡이 신호 넣기에 주의해야 함에도 그런 기본 설명이 거의 없다.


아래는 캐나다의 자료로, 1차로에서는 직진과 좌회전(U턴 포함), 2차로에서는 직진과 우회전이 가능하다. 이건 중동 지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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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국에서는 규칙이 다르다. 1차로는 직진과 좌회전(U턴 포함)을 할 수 있지만 2차로는 우회전만 가능하게 해 놓은 곳이 많다. 그렇다고 해서 진입 전 단계에 차로별 안내가 되어있지도 않고.. 이렇게 기본 원칙을 벗어난 한국식 회전교차로를 '반신불구형'이라고 이름지었다.

이런 반신불구형 회전교차로는 운전자를 헷갈리게 만드는 또 다른 현장이다. 귤이 한국에 들어오면 탱자로 변해버리는 K-도로의 신비로운 현상.


회전교차로 사용설명에 대해 동영상을 만들었으니 한국 운전자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물론 이는 표준형 회전교차로에 적용되는 설명이고 한국식 반신불구형 회전교차로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하는 수 밖에 없다.

가엾은 한국 운전자들...


https://youtu.be/_F5leeo5AU0


https://youtu.be/y6oeV8rh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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