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도로가 안전한 도로: 반신불구형 한국식 회전교차로
회전교차로가 전국 곳곳에 많이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나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회전교차로로 변경한 후 사고가 줄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느껴지기엔 그 반대로 더 늘은 듯 하다. 개인적으로도, 신호등식 교차로이었을 때는 사고가 난걸 본 적이 없었지만 회전교차로로 바뀐 이후에는 사고 차량을 자주 본 곳이 있다.
그런데 이런 회전교차로를 왜 많이 만들고 있을까?
한국교통연구원 회전교차로 정책연구 지원사업 홈페이지(roundabout.or.kr)에 전국의 회전교차로가 소개되어 있고 상세설명란에 소요비용이 나와 있었는데 오늘(2021-11-18) 확인해 보니 해당 내용이 나오질 않고 있다. 예전에 살펴보았을 때 회전교차로 하나 당 대략 2억 6천만원 정도 소요되었다고 본 듯 한데..
혹시나 도로관련 관공서와 사업체들의 먹이사슬을 위해 만들어지고 있는게 아닌가 궁금해진다..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았건만 그렇지 않길 빈다..
어쨋든 회전교차로를 만들고 있고 만들어 놓았으면 그 사용법에 대해 도로 이용자들에게 설명을 해주어야 함에도 한국에서는 회전교차로 이용방법 안내가 거의 없다. 위에서 언급했던 roundabout.or.kr에도 아주 빈약한 설명이 실려 있고..
예전 중동에서 일할 때 매일 수 십 번씩 지나다녔던 회전교차로. 거기선 Roundabout이라고 부른다.
그 때를 회상해 보면, 회전교차로를 이용할 때는,
- 어떤 차로를 타야 하는지
- 진입 전 서행
- 언제 진입할 것인지
- 깜빡이 신호 넣기에 주의해야 함에도 그런 기본 설명이 거의 없다.
아래는 캐나다의 자료로, 1차로에서는 직진과 좌회전(U턴 포함), 2차로에서는 직진과 우회전이 가능하다. 이건 중동 지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규칙이 다르다. 1차로는 직진과 좌회전(U턴 포함)을 할 수 있지만 2차로는 우회전만 가능하게 해 놓은 곳이 많다. 그렇다고 해서 진입 전 단계에 차로별 안내가 되어있지도 않고.. 이렇게 기본 원칙을 벗어난 한국식 회전교차로를 '반신불구형'이라고 이름지었다.
이런 반신불구형 회전교차로는 운전자를 헷갈리게 만드는 또 다른 현장이다. 귤이 한국에 들어오면 탱자로 변해버리는 K-도로의 신비로운 현상.
회전교차로 사용설명에 대해 동영상을 만들었으니 한국 운전자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물론 이는 표준형 회전교차로에 적용되는 설명이고 한국식 반신불구형 회전교차로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하는 수 밖에 없다.
가엾은 한국 운전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