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9.11.
요즘 집에서 아빠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아빠는?’ 이다. 아이는 뭔가 할 때마다 아빠를 빼고 엄마랑만 뭘 하려고 한다. 그런데 아예 아빠를 제외 시킨 것도 아니라 애매한 상황을 만들어주시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아빠는 ‘아빠는?’ 이란 말을 달고 살 수밖에 없다.
아이는 오랜만에 하나둘셋을 하자며 아빠를 깨웠지만, 아침 식사에서 엄마와만 먹을 수 있어서 아빠는 손대지 말아야하는 음식, 맛있는 빵과 딸기쨈은 아빠가 먹어서는 안되는 음식이 되어버렸다. 아이가 엄마에게 ‘엄마! 엄마은 빵이랑 쨈 먹어도 돼요’ 라고 하시길래 ‘아빠는?’ 했지만 안된다고, 왜냐고 물었더니, ‘그냥’이라고 하신다. 뭐 이유가 없는 건지 있는데 설명하기 어려운 건지 싫으신건지 알 수는 없으나 아빠을 제외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배려하는 것도 아닌 이 상황은 왜 벌어지고 있는건지 궁금하다.
그리고 간혹 엄마 아빠에게 바른 생활 지침을 지시하시는데, 간혹 마음에 안 드시면 진소리도 하신다.
얼마 전 지저분해진 방을 보시더니, ‘아빠! 여기 잘 정리해야죠, 왜 안하는거야?’ 라고 하시길래, ‘미안 어제 정리를 했는데, 또 어지럽힌 사람이 누굴까? 우리 같이 차곡차곡 정리해 볼까?’ 했더니, 대답도 안 하시고 못 들은 척 딴짓을 하신다.
아이가 크는 과정에서 거챠가는 각 단계인 듯한데, 재밌으면서도 어떻게 반응하고 호흡해야할지 잘모르다보니 걱정도 있긴 하다.
다시 한 번, 지금 내가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 걸까를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이를 잘 키우고 있다는 위로를 다시 생각하며 위안을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