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에게 서운했던 아이

2020.9.9.

by 채널 HQ

아침 누워 있은 아빠 옆에서 아이는 엄마와 재잘 재잘 이야기를 하고 방방뛴다. 아빠는 깨워달라는 신호를 보내지만 모른 척이다 엄마가 옆에서 아빠를 도와주려하지만 전혀 신경도 안 쓰신다. 몇 번 더 시도를 했지만 소용이 없다. 포기하고 일어날까 하다 마지막으로 신호를 보냈는데, 갑자기 종이 딸기를 주시면서 먹으란다. 화해를 하고픈 아빠의 마음을 알아주셨나 했는데, 옆에서 엄마에게 ‘우리 산딸기 먹자’ 라고 하신다. 아빠도 산딸기가 먹고 싶다고 했더니, 딸기가 더 맛있으니 그거 먹으라신다. 아니 아빠도 산딸기 먹겠다고 했더니, 산딸기는 맛이 없어서 엄마랑 자기가 먹고, 아빠는 맛있는 딸기를 먹으라고 한 뒤, 맛 없는 산딸기를 먹고 찡그린 표정을 지으시곤 엄마도 따라하라고 하신다.


뭐라고 해야할지? 분명 아빠에게 삐쳤으면 아빠한테 맛없는 걸 주고 자기는 맛있는 걸 먹어야하는데, 반대로 표현하는 걸 보면, 거꾸로 말하는 거에 재미를 느끼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한데, 또 그런 기교를 부릴 줄 안다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또 아빠의 화해 시도에 반응을 해주시니 고맙기도 하다.


진짜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부모들의 생각이나 기대보다 더 빠르게 크는 것 같다. 물론 아빠가 아이 옆에 계속 있는 게 아니다보니, 더 그렇게 느끼는 걸지도 모르고.


다시 학기가 시작됐다. 일 뿐 아니라 공부 때문에도 늦고 있는 아빠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학교를 다니고 있는 걸까를 고민하게 만드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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