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소시민은 경찰 앞에 서면 묘하게 자신이 없어진다. 그들 앞에 서면 뭔가 내가 잘못한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얼마 전 운전면허 갱신 때문에 경찰서에 간 내가 눈을 착하게 뜬 것은 그 때문이다.
경찰이라는 직업은 그야말로 규칙의 현신이라고 생각했다.
24년 12월 3일, 우리는 티비에서 아주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경찰이 우리 국회를 차단하고, 군인이 우리 국회를 공격했으며, 이들이 국회를 지키려는 시민을 막아섰다. 나의 조국이 우리를 공격했다.
나는 이해관계를 떠나 우리가 위기에 처했을 때는 우리 모두 서로를 지키기 위해 마음을 모을 것이라고 믿어왔다. 심지어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던 정치인들조차 이 엄청난 사태 앞에서는 나와 같은 마음이리라 믿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문화대혁명 마냥 젊은이들을 앞세워 체제 전복을 모의했고, 시민과 또 다른 시민 간의 갈등을 부추겼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질 않는 갈등은 지금도 끝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내란 1년이 지난 지금, 전직 대통령은 아직도 궤변만 늘어놓는다. 있지도 않은 음모와 존재하지도 않는 조작이 이 사람 머릿속엔 가득 차있다. 어제 열심히 부하를 팔아먹어놓고서는,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는 오늘의 쉰소리는 정말이지 피곤하다.
우리 공화국을 지키기 위해서는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을 단죄해야 하는 것인가?
시민의 힘으로 살아있는 권력을 끌어내렸다는 감동을 느낄 새도 없이, 이들의 교활한 혓바닥이 질린다.
ps. 브런치에는 왜 역적 키워드는 없는가?